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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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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氣) 살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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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전금주 날짜: 2005.05.20. 09:36:08 추천: 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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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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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氣) 살리기
요즈음 기(氣)에 대한 연구와 이를 이용한 심신 양면의 건강 증진 및 개선 방법이 사람들 사이에 새로이 인식되고 있다. 모든 생물에는 기가 있으며 이것이 인간의 정신 및 신체의 모든 기능을 좌우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기를 전기(電氣)라고도 한다. 인간 안팎에 존재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전기, 즉 기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모든 동물들과 인간의 관련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마뱀은 꼬리 부위(部位)가 잘리면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그 자리에 잘렸던 부분이 재생(再生)되는데, 과연 우리 인간도 기(전기)를 이용하여 그렇게 잘려 나간 부분의 재생이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아직은 완전히 잘려 나가 없어진 팔이 다시 생겼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으나, 기를 이용하여 치료한다면 앞으로 그러한 일이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몸과 정신 의식을 지배해온 기와 그 흐름의 통로인 경락(經絡)과 경혈(經穴)은 현상은 있으되 실체는 확인되지 않은 미지의 존재로 남아 있어왔다. 어릴 적 주변의 어른들 특히 내 백부(伯父)께서는 급체(急滯)했을 경우 엄지손가락이나 발가락에 있는 경혈점(經穴點)을 찾아 그 자리에 침을 놓아주곤 하였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약을 먹지 않았는데 얼마 후에 통증이 사라지며 소화가 제대로 되는 것이었다. 분명히 급체가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전혀 무관해 보이는 위장과 엄지손가락이 위장과 어떻게 연결되어 기가 통해 병을 낫게 하는지 그 메커니즘(mechanism)을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한 어머니는 우리들이 배가 아프다고 하면 자신의 무릎 위에 눕히고 그 따스한 손으로 우리들의 아랫배를 문질러 주었다. 그러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배 부분이 따스해지며 복통(腹痛)을 잊을 수 있었다. 어머니의 이 약손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공안마(氣孔按摩)였던 것이다.
이와 같이 기를 이용한 치료요법이 실효를 거둔다는 것을 알고 실제 생활에 많이 이용해 왔다. 소화가 되길 원하는 무의식적인 정신 집중(精神集中)과, 기를 이용한 요법의 효과를 믿고 있는 신뢰성(信賴性)이 치료를 받는 상대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마음과 마음 사이에 기(전기)가 통하고 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남녀간의 사랑도 이와 같으리라. 서로에게 믿음이 없다면 그런 떨림 현상 즉 기가 통하는 현상이 일어나겠는가. 서로 기가 통해야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10년 전쯤, 어느 따가운 여름날 교육학 연수(硏修)를 받을 기회가 있었다. 2교시는 강사로 초빙된 서울대학교의 어느 교수의 순서였다. 그런데 그는 자기가 해야 할 강의 내용과 동떨어진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칠판에 다섯 손가락을 커다랗게 그려놓고 손가락을 이용한 학생 정신집중 지도에 대한 연수를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처음에 그저 더위기간 동안에 이루어지고 있는 연수에 지쳐 있었기 때문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잠깐 동안 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두 시간 동안 같은 내용을 가지고 강의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우리들은 ‘유별난 교수님이 있구나’ 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교육이 얼마 후에 의미 있는 연수로 받아들여졌다. 많은 교육이 필요 없는 것이다. 한 가지를 배우더라도 집중을 해야 교육 효과가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그 교수로부터 정신 집중을 잘하게 하는 방법에 대한 집중적인 연수를 받았던 것이다.
그 당시 나는 그 의미를 알았다. 정신 집중하는 방법과 매 순간 다가오는 게으름을 쫓아내는 방법을 하나 알게 된 것이다. 배운 대로 수업시간에 이용하니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기로 마음먹었다. 잠을 쫓으며 정신을 집중하고 또 건강을 위해 실제로 졸리기 쉬운 점심 먹은 후의 5교시에 학생들에게 해보도록 지도해 주었다.
먼저 엄지손가락의 제일 위에 있는 마디에 유의하게 한다. 위 마디 중에서도 상단 3분의 1 지점이 가장 기가 센 부분이라고 한다. 이 부분을 이용하여 신체의 여러 부분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슬럼프에 빠져있거나, 정신 집중이 잘 되지 않거나, 졸음이 오거나,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이용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몇 가지만 소개해본다.
① 엄지손가락(앞서 이야기한 기가 센 부분)으로 양 눈썹 끝 부분 바로 옆에 손으로 누르면 움푹 패인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고 누른다. 3초 누르고 1초 쉰다. 이러한 과정을 세 번 반복한다.
② 또한 귀 뒤쪽에 약간 튀어나온 뼈가 있는데, 그 뼈 바로 뒤 아래쪽에 손으로 누르면 쑥 들어가는 부드러운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앞에 이야기한 방법으로 세 번 누르면 된다.
③ 이번에는 이마 위 머리털이 난 끝 부분 바로 위쪽에 아기 때 숨을 쉬기 위해 뼈가 없는 부분(물론 나이가 들면 뼈가 됨)에 위에서 이야기한 방법으로 하면 된다.
④ 이렇게 해도 정신이 들지 않으면 양 엄지손가락으로 귀 끝 부분을 힘있게 눌렀다 뗐다 하거나, 코 끝 부분을 힘있게 눌렀다 뗐다 한다.
⑤ 발가락 부분에 압력을 가하든지, 아니면 발바닥을 문질러 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 그래도 안되면 어쩔 수 없이 잠을 잔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니 재미있어 한다. 왜냐하면 그 시간에는 공부가 이루어지지 않고 그들이 재미있건 없건 이야기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그런지 연습한 며칠 후에 ‘선생님이 말한 것 실제로 연습해 본 사람?’ 하면 겨우 한 명 정도 손을 든다. 어느 반은 한 명도 없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기에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자신의 취향(趣向)에 맞지 않으면 흥미가 없어 아예 손을 놓아버린다. 사실 가치 있는 좋은 것은 연속해서 쉬지 않고 하기 힘든 법이다. 운동, 책 읽기, 아침 산보나 등산 등 생활화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사람들은 연속성을 살려 습관화하기가 쉽지 않은가 보다. 이루면 분명히 두고두고 가치가 있는데 말이다.
우리들이 평상시 무심코 내뱉는 말들 또한 기와 연결되는 것 같다. 항상 부정적(否定的)인 말만 늘어놓는 사람이 성공한 것을 본 적이 없으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認定)을 받거나 존경(尊敬)받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큰 뜻을 가진 사람은 사상과 생각을 논하고, 평범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주변의 쓸데없는 일이나 사건을 논하려 하고, 초라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괜히 주변 사람들을 욕하고 탓하기만 한다. 그렇다. 자기 마음이 가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일체 유심조(一切 唯心造)다. 데일 카네기가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던 8단어가 있다. Our life is what our thoughts make it(=우리의 인생은 생각대로 되어진다)가 바로 그 말이다. 마음먹은 바 그 방향으로 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영위할 때 이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같은 값이면 존경과 인정을 받으며 인간답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들 속에서도 기(氣)의 존재는 쉽게 흘려버릴 수 없다. 주위에서 ‘기가 막힌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기가 막히면 죽는다. 기가 곧 호흡 기관과 순환 기관에 관련되기 때문이다. 이 ‘기가 막힌다’ 라는 말은 긍정적인 의미도 있고 부정적인 의미도 있다. 아주 잘된 일을 보고 ‘기가 막히게 잘됐구나!‘ 라고 말한다. 또 잘 생긴 청년을 보고 ’기가 막히게 잘 생겼구나!’ 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커다란 교통 사고가 났을 경우에도 ‘기막힌 일이군!’ 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쉰다. 상대방이 배신(背信)을 했거나 빌려간 돈을 갚지 않고 오히려 큰 소리 칠 경우 ‘정말 기막혀 죽겠군!’ 이라고 탄식하기도 한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심하게 호통하면 할머니가 곁에 있다가 ‘애에게 너무 호통을 치면 기가 죽는단다’ 라고 말한다. 군대(軍隊)에서는 군인이 힘이 없거나 군인으로서 기본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 않을 때 ‘군기가 빠졌군!’ 이라고 말한다(물론 여기에서 군기란 군대의 기율 또는 사기를 의미하지만 필자는 편의상 군기(軍氣)의 의미로 썼음을 양해바람). 군인들의 기(氣)가 빠진다면 한 나라의 국방은 어찌 될 것인가? 그래서 훌륭한 아버지는 자식의 사기를, 그리고 훌륭한 지휘관은 자기 부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하여 항상 노력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국가(國家)도 기가 있어야 한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강점하고 한민족의 기를 꺾기 위해 우리의 여러 심장부와 중요 지점에 쇠말뚝을 박음으로써 우리나라의 기(氣)가 공중으로 날아가게 했던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기가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 한 나라에 계속 좋지 않은 일만 일어난다고 생각해 보라. 국민들이 무슨 기분으로 살아갈 것인가. 국제 대회에 나갈 때마다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진다고 가정해 보라. 매년 수출이 감소되어 공장이 문을 닫고 가장(家長)들이 그 자리를 떠나 실직한다고 생각해 보라. 여기 저기서 교통사고, 건축 붕괴, 사기 사건과 방화 사건 등이 발생한다고 가정해 보라. 이런 정황에서 국민들이 기가 살아나겠는가?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들의 기를 세우는 방법을 모색하여 통치해야 한다. 기를 살려 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다방면의 지도급 인사들은 그 집단에서 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경영에 임해야 하고, 가정과 학교에서도 자녀들과 학생들의 기를 살려주는 지도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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