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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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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찰라에 천당과 지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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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풍운산객 날짜: 2016.12.06. 20:00:33 조회: 305 추천: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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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글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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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이 활짝 틔인 봉우리에서 내가 가야할 앞길을 보니 바위능선이였다
저런 암릉을 걸을때는 흙에 비해 곱절 이상 고달플때가 많은데 실제 들어서니 예상 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았다
글찮아도 위험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데 그 어떤 안전장치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좌우를 살펴보니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었고 경사각이 있다보니 자일이 매어져
있었지만 그 자일은 오래되어 낡아 보였다
자일이 한곳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나타나는 암릉우회길의 자일들이 다 그랬다
어떤곳은 제법 길게 내려가야 하는 관계로 자일이 4번이나 나뉘어서 매어져 있는곳도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조그만 일이 벌어졌는데 내려가야 할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냥 까마득하게 보였다
가볍게 한숨을 쉬고는 내려 갈려고 폼을 잡아는데 지팡이와 70리터 배낭이 방해가 되었다
무엇보다 배낭이 문제였는데 젊음이 팔팔하던 시절에는 배낭속에는 늘 자일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구간을 만나면 배낭을 묶어서 먼저 내려놓고 몸이 따라 내려가고 자일을 회수했다
그러나 이제는 배낭 무게 줄인답시고 자일을 챙기지 않는 바람에 그럴수도 없었다
우선 지팡이를 저 아래 바닥으로 던져서 내려 놓고 천천히 내려 가기 시작했다
첫번째 자일, 두번째 자일 그리고 세번째 자일을 잡고 내려 갈때였다
자일을 잡고 바위에 발바닥을 단단히 붙여 조금씩조금씩 내려 가는데 자일에서 투투투 하는 울림이
있었고 기분이 살짝 불안했고 몸이 아래로 슝- 떨어짐을 알았고 입은 굳었는지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바위에 미끄럼을 탔고 눈앞은 순간 깜깜하더니 엉덩방아를 찧고는 앉은 자세가 되었다
내가 앉을려고 앉은게 아니라 미끄러져 내려 가다가 넓게 턱진 바위에 그렇게 걸터 앉아졌던 것이다
글자로 표현하자니 이러쿵저러쿵 적었지만 그 모든게 찰라에 동시에 이뤄졌다
동작이 멈췄고 이게 뭔가 싶어 어리둥절 했지만 그 시간은 너무너무 짧았다
상황이 파악 되자 그제야 몸도 다리도 후달달달 떨려왔다
아직 한단계 더 내려가야 했지만 일어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
뒤늦게 가슴이 벌렁덩벌럳덩 뛰는데 어찌나 크게 뛰는지 가슴이 아플 정도였다
손에 힘은 하나도 없었다
떨어지면서 철퍽 주저앉은 자세 그대로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다
시간은 흘러갔고 모든게 진정이 되었을때 일어나 4번째 자일을 잡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한번 오지게 당한뒤라 그런지 자일을 잡아서 탕- 탕- 당겨서 확인까지 하였다
다 내려가서 위를 한번 올려다 보고 몸 상태를 확인하니 손바닥 긁힌게 빼고는 어디 다친곳이 없었다
이 모든게 다 산신할매의 보살핌 이려니 하고는 다음 여정으로 계속 나아갔다
나날이 좋은날 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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