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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다시피한 계곡을 내려 오느라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그렇게 겨우 빠져 나오니
근처에 법흥사가 있었다 그리고 내 몰골은 말이 아니였다. 일단 등산화 끈을 풀고
뒤집으니 계곡 웅덩이에 빠질때 들어갔던 물이 주르르 흘러 나왔다
땀에, 계곡물에, 흙에, 천년의 이끼에 오염된 걸레 같은 옷을 갈아 입을려고 가까운
숲속으로 들어가려는데 저 위에서 버스가 오는게 보였다
산행을 마침과 동시에 버스가 대기하다시피 이렇게 오는것은 처음이였다
시골에서 대중교통이 하루에 1~2대인곳이 흔한게 요즈음이다
그러니 내 옷이 문제가 아니라 버스가 있으면 무조건 올라타야 하는 것이다
먼저 차비 부터 계산하고자 영월버스터미널까지 얼마냐고 하니 5,550원라 하였다
처음은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한번 더 물어보니 제대로 듣긴 들었음을 알았다
현재의 내 몰골이 바가지 씌우기에 좋은 꼴이라 기사가 일부러 그러는가 싶었다
시내버스 요금을 바가지 씌웠다는 말은 이날까지 들어본적이 없기는 하다
아마 처음 들어보는 고액(?)의 시내버스 요금에 뇌가 살짝 흔들렸던것 같았다
요새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자치구역을 단일요금으로 적용시켜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거리에 따라 요금을 차등화 했던 지난날의 방식에서 단일요금인 것이다
그런데 영월은 아직 단일구역 단일요금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는것 같았다
이날까지 최고로 많은 시내버스 요금은 3000원대가 기억이 있다
근데 그곳은 단일구역을 적용하지 않는 지자체였었다
영월군도 단일구역을 적용하면 영월군내에서 어디를 가든 같은 요금이 적용되니
편리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것도 장.단점이 있으니 가까운 거리를 다니는 사람에게는
인상이 될테고 먼 거리를 다니는 사람에게는 인하가 된다
이러니 뭣을 한들 말이 나오지 않을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만인을 만족시킬수
없으니 다수를 만족 시키는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어쨌것나 시외버스에서나
지불했던 요금을 시내버스에서도 지불할수 있슴을 알았던 것이다
그 바람에 아주 잠깐 멍 했으나 곧 정신을 차리고 의자에 앉으려니 더럽고 젖은
옷 때문에 반다나를 먼저 깔고 그 위에 앉아서 가는데 버스가 달리면 달릴수록
굳이 차비가 비싸니 어쩌니 하는 마음이 쏙- 쏙- 들어갔다
그건 승객은 나 혼자였는데 정류소에서 탈 사람이 없는지 그냥 무정차로
꾸불꾸불한 시골길을 달리는데 버스 차창밖의 풍경은 해저물 무렵 색채와
섞여 산객의 감성을 살짝 흩트러 놓았다
끝까지 승객은 나 혼자였으니 설령 차비로 1만원을 냈다 한들 택시 보다야
승착감이 떨어지지만 언제 내가 이런 촉촉한 감성속에 시내버스를 탈수 있을까 싶자
차비에 대한 불만이 그렇게 쏙 들어갔던 것이다 ㅎㅎ
나날이 좋은날 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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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고액의 시골 시내버스 요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