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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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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시골 견공의 카리스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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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최봉 날짜: 2016.02.28. 02:17:51 조회: 611 추천: 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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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글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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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마치고 낮선 마을로 들어섰다
이때는 아는게 아무것도 없으니 사람을 만나면 묻는게 일인데 그건 교통편이다
요즈음은 그래도 마을회관에 가면 대부분 어르신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농번기때는 다들 논밭에 나가 일하는 바람에 집 지키는 견공외는 사람을
보기가 어려워 마을이 흡사 텅빈것 같을 기분이 들때도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대부분 마을회관에 계시는 경우가 많다
마을회관 가기도 전에 마침 어르신 한분을 만났고 내가 가야할 목적지의 교통편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고 이제 기다리기 위해 마침 회관 옆에 허럼한 정자로 갔다
그리고 등산화도 벗고 볕이 잘 드는곳에 편하니 앉았다
그야말로 멍 때리면서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는데 어디서 끙끙 앓는 소리가 났다
간난 아기 칭얼 대는 소리 같기도 하고 짐승 울음 같기도 하였다
그 소리는 나다가 끊어지기를 반복하는데 은근히 신경이 씌였다
버스를 기다리는 산객이라 버스가 오기까지는 남는게 시간이니 무거운 몸을 끙차
일으키니 뭉친 근육이 순간 경련을 일으키는 바람에 몸이 살짝 휘청했었다
귀찮기는 했지만 궁금증이 편하게 앉아 있게 놔두지를 못했다
소리가 나는곳으로 좁은 골목길 안쪽 담벼락을 돌아서니 그곳에는 개가 한마리 있었다
생기기도 나 만큼이나 지지리도 못생긴게 나와 눈길이 마주치자 귀찮다는듯이
앉아 있던 몸을 일으켜 저쪽으로 걸어 가는데 걸음은 거의 팔자 걸음이였다
난 개가 팔자 걸음으로 걷는다는게 신기했다
어슬렁어슬렁 걸으면서 뒤를 힐끔 쳐다 보는데 흡사 저 인간 때문에 편하게 쉬지도
못하고 이게 원 귀찮은 짓거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였다
개를 보면 볼수록 이놈이 살찐것인지 원래 이런 건지 알수가 없었다
그렇게 어슬렁 걸어가던 개는 더 이상 힘들어서 못 걷겠다는듯이 주저 앉더니 나를 쳐다봤다
어떻게 개가 낮선 사람과 정면으로 대 놓고 보는지 모를 일이였다
그것도 귀찮아서 고개 돌리기 싫다는듯이 말이다
진짜 강한 개는 짖지않고 그냥 나를 보면서 보통 걸음으로 내쪽으로 걸어 온다
그때는 쫀다는 표현을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 외의 개들은 일단 짖는데 고개를 돌리면서 짖는놈, 이빨을 드러내고 짖는놈, 꼬랑지
내리고 짖는게 아니라 앓는 소리는 내는놈... 참 다양한데 그중에는 눈길을 피하면서 짖는듯 아닌듯
그러는 놈도 있다. 근데 이놈은 이날까지 봤던 그 숱한 개들의 유형과 전혀 다른놈이였다
무심한듯했고 어떻게보면 모든게 귀찮은 귀찮니즘의 극치 같기도 했다
그 얼굴은 인상을 써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얼굴인지 모르겠지만 뭐 그리 썩 좋은 표정은 아닌듯 했다
그렇게 개 하고 대치(?)를 하고 있는데 버스 소리가 들렸고 내가 먼저 몸을 돌려야 했다
나날이 좋은날 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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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전체글: 1743 방문수: 2484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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