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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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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마루 서낭당에서 1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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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최봉 날짜: 2015.09.22. 19:36:06 조회: 799 추천: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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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글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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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더 하다보니 해는 졌고 걸음은 달빛이 은은히 비추는 어느 고개에 닿았다
고개는 그 옛날에 많은 사람들이 넘나 들었는지 고목나무 옆에는 사람들이
지나 다니면서 얹어놓아 쌓여진 원추형의 돌탑 즉 서낭당이 있었다
달빛을 받는 밤이라 그런지 낮과 달리 색다른 분위기인데 이런걸 두고
괴괴하다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묵직하다고 해야 하는지 뭐 묘했다
근데 무섭다는 느낌은 없었다
이럴때 짐승이라도 한마리 고목나무 위에서 나를 보고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그래서 고목나무를 올려다 봤지만 달이 걸려 휘영청 빛나고 있었다
달빛속의 고목나무는 선이 뚜렷한 수묵화 처럼 보였다
이게 낮과 밤에 보는 느낌의 차이인것 같았다
서낭당 한쪽에 누가 간단히 제를 지냈는지 참외며 사과며 사탕이 접시에 얹혀 있었다
그걸 보니 새삼스럽게 허기짐을 느꼈고 사과가 절로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사과가 보기에도 꿀이 잔뜩 들어있을것 같아 보였다
산행을 하다 성황당에 놓인 이런 제물은 복 받으시라고 더러 음복을 하고 배가 고플때
절이 보이면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 전에 놓인 제물을 먹을때도 간혹 있었다
글타고 덥썩 집어 먹지 않고 반절을 2번하고 고맙게 잘 먹겠다 하고는 먹는다
역시 이번에도 그렇게 예를 올리고 사과를 챙긴후 한쪽옆에 주저앉아 옷에다 쓰싹쓰싹
닦고 한입 베어 무는데 예상대로 단물이 주르르 나왔다
그리고 깨물때 마다 사과가 절로 쪼개지는듯한 느낌이였다
너무 달달해서 먹을때 마다 절로 눈이 감길 정도로 맛이 있었다
나도 어지간히 배가 고팠든지 아니면 정말로 사과가 그랬든지 둘중의 하나일것이다
사과 하나를 다 먹고나니 허기가 사라졌고 야간산행은 안하는지라 서낭당 뒤쪽 신목(고목나무)
밑에 산신령님이 자고가라는 뜻인지 몸 하나 눕힐수 있는 평지가 있었다
텐트치기가 귀찮아 노숙을 하는데 밝은 달빛속에 신목과 서낭당의 보호아래 어느덧 잠 들었다
나날이 좋은날 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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