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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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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삽을 꽂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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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전영주 날짜: 2004.06.01. 22:41:07 추천: 143 글쓴이IP: 210.182.158.1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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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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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을 꽂으며
전영주
새벽 별 보고 고랭지 무밭으로
정처 없이 걸어간다
발끝 채이는 황토빛 흙덩이에
닳아 빛나는 하얀
삽날을 깊숙히 꽂는다
씨앗 놓고
꽃 피워도
허리만 아파
남는 건 빈 바람 빈 웃음 뿐이다
멀리 신작로엔 주말이면
자가용 타고 가는 도시 사람들은
" 아 아름다운 우리 농촌 정녕 한 폭의 그림 같구나"라고
차창 밖으로 내뱉아 쏟아놓고
쏜살같이 달아난다
밭고랑에 우두커니 서 있는
허수아비 같은 우리 아버지
"에라, 주먹 감자나 먹어라 니미"
삭신이 쑤셔 흙빛 가난한 상처만 곪아
솔잎 떨어진 모정에 앉아
담배 재 떨어지는 것도 잊은 채
퍽퍽 피워대는 고달픈 역사
애간장 터지는 땅바닥에서
침묵으로 천년을 버텨 온 밭뙈기에
삽을 꽂아
농촌의 한숨을 파묻는다
철없는 매미 소리까지 사그리 파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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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9. 전체글: 2490 방문수: 1145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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