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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산 천황문의 중심에 홀로 서서 왕이 되는 꿈을 꾸어본다/수필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1.07.23. 19:15:51   추천: 1   글쓴이IP: 211.38.243.50
진안문학: 문대선

마이산 천황문의 중심에 홀로 서서 왕이 되는 꿈을 꾸어본다.

문대선

무극의 태초에 세상이 열리고, 둘로 나뉜 하늘과 땅의 간극(間隙)에
거대한 두 바위가 산태극(山太極)을 이루며 솟아올랐다.
자연에 대격변의 산통으로 태어난 마이산, 사람들은 시대에 따라
신라시대 섯다산(서다산, 西多山), 고려시대 용출산(聳出山),
조선시대 솟금산(속금산, 束金山), 현재에 마이산(馬耳山)이라 칭하며
세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명산(명승 제12호)으로 신성시하고
오랜 세월을 자신의 몸과 마음의 일부처럼 여기며 함께 살아왔다.
신라시대에 이미 마이산을 찾아 산신에게 제사를 지낸 기록이 있고
지금도 진안군에서는 해마다 마이산 신선제를 올리고 있다.
나는 마이산과 마주할 때면 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라도 저 산을 바라보노라면, 운해을 뚫고 솟아올라 하늘과 땅을
나누고 산과 물을 발원하는 마이산의 대풍수에 주인공이 되어
세상의 왕이 되는 꿈을 꾸게 되리라.
왕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의 배경으로 마이산을 이야기하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노자는 골짜기를 현빈지문(玄牝之門)이라 칭하며 온 세상의 물이
모여들고 만물을 생성케 하며 끊임없이 존재하는 자연스러운
작용이 있다고 말한다.
마이산은 진안읍 단양리와 마령면 동촌리의 경계면에 걸쳐있다.
두 바위산 중 서쪽에 솟아오른 암마이봉(母蜂[서봉]:686.0m)과
동쪽에 솟아오른 숫마이봉(父峰[동봉]:679.9m)으로 주봉이 이루어져 있으며,
그 갈래를 타고 나도산, 봉두봉, 광대봉, 비룡대, 형제바위, 용바위 등이
아름다운 산세를 만들어 낸다.
옛적에 불로장생 신선들이 살았다는 도교 문화의 이상향
동천(洞天)과 같이 신비로운 풍광이라 하여 마이동천(馬耳洞天)이라
불리었다고도 한다.
마이산의 신비로운 산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솟아오른
두 산봉우리 사이로 형성된 골짜기의 풍광이다.
산중의 골짜기답게 비가 내리면 자연히 물길이 형성되는데,
음양(陰陽)의 부부봉을 이루고 있는 서봉(西峯, 陰)과 동봉(東峯, 陽)에
내린 빗물이 능선을 흘러 서로 만나는 곳에 천황문(天皇門)이라
불리는 현묘한 골짜기가 자리한다. 이곳을 중심으로 동봉(東峰)에서
발원하고 천황문에서 분기하여 북(北)으로 흘러가 금강이 되는
동천(東川)과 서봉(西峰)에서 발원하고 천황문에서 분기하여
남(南)으로 흘러가 섬진강이 되는 서천(西川)이 시작되는데
두 물줄기는 서로 수태극(水太極)을 펼치며 동서에서 시작되어
남북으로 흘러가는 형세를 이룬다.
옛날에나 지금에나 마이산은 길 잃은 나그네에게 새 희망을 품어주고
꿈을 이루게 하는 신비한 곳이었으리라.
나는 올해가 가기전에 다시 천황문 골짜기의 중심에 홀로 서서,
마치 일월오봉도 앞에선 조선 태조 이성계와 같이 천하의 중심에
우뚝 솟아 세상의 왕이 되는 백일몽에 깊이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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