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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활의 좌표계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1.01.26. 23:37:59   추천: 1   글쓴이IP: 175.202.95.184
진안문학: 신팔복

내 생활의 좌표계

신팔복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생활이
시계의 톱니바퀴를 돌아 나온다.
사람의 일상이 그렇지만, 나는 어떤 때는 평범한
내 생활의 위치가 궁금했다.
노년에 접어들수록 더욱더 그런 생각이 많아졌다.
전북 진안의 작은 산골에서 1946년에 태어나 자랐고,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전주에서 마쳤다.
그 뒤에 무주 안성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전북 도내에서
37년 동안 교직 생활을 했다.

가는 곳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어 즐거웠다.
남자들의 안줏거리로 등장하는 군대생활은
강원도 인제군 남면 3군단에서 했다.
여름 더위는 짧고 겨울 추위는 길었던 그곳 생활에서도 때로는
전우애를 느꼈다.
제대하고 진안 용담중학교에서 1년, 마령중학교에서 2년을 근무했다.
장인(이일수)께서 안천중·고등학교 교장으로 계실 때
그곳 관사에서 1974년 3월 15일 아내 이영주와 결혼했다.

진안중학교로 전근하여 첫아들을 낳고 사양동에서
진안읍으로 내려와 살았다.
진안종합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두 번째로 딸을 낳았다.
군산여자고등학교로 전근해서 월명공원 밑에서 살 때 둘째아들을 낳았다.
아내의 헌신이 따랐지만, 가족이 늘고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진안여자고등학교에서 근무했고 전주동중학교로 발령 받아 전주로 이사했다.
다시 진안제일고등학교로 전근했고 다음에 장계중학교로 가서 근무했다.
전주신일중학교로 옮겨 무사히 교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등산이 좋아서 친구들과 산행을 많이 했다.
지리산 종주와 치악산, 월악산, 태백산, 함백산, 소백산을 올랐고,
신혼여행지였던 속리산 정상과 문장대에도 올라서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경치를 즐겼다.
산이 생각나면 산을 찾았다. 혼자서 지리산 천왕봉을 하루에 다녀왔고,
아내와 함께 지리산 정상에도 올랐었다.
또 해인사 경내를 둘러보고 가야산도 올랐었다.

친구들과 양산 통도사에서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을 거쳐 가지산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간 곳마다 자연이 무궁했고 이색적 풍광이었다.
행자가 아니라도 수행의 길이었다.
마음을 가라앉혀 주었고 새로운 힘이 생겼다.
새벽에 한계령에서 출발해 대청봉에 올라 굽이굽이 펼쳐진
설악산도 눈에 담았다.
동정암에 참배하고 백담사로 내려와 차를 몰아 속초에서
여장을 풀고 회를 즐기던 때가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
아내와 백두산 천지를 밟았고 한라산에도 자취를 남겼다.
오서산, 팔영산, 황매산, 화왕산, 대구 팔공산 등 많은 곳을 등산했다.
마이산은 시간 있을 때마다 올랐고, 운장산, 덕태산, 장안산,
남덕유산도 등산하기 좋았다. 모악산과 기린봉은 계절마다 찾았던 곳이다.

진안여고 학생부장이었을 때는 극기훈련으로 간부 학생 30여 명을
인솔하고 덕유산 정상에 올라 대피소에서 자다가 새벽잠을 깨워
해돋이를 보았다.
학생회에서 결정하면 어려운 일이라도 실행했다.
남해도 상주 바닷가에 숙소를 잡고 해수욕도 즐겼고, 지리산 달궁계곡에서
야영하고 성삼재를 넘어 오락가락하는 비를 피해가며 험하고
먼 산길을 걸어 천은사로 내려간 추억도 있었다.
요즘 만난 제자가 학창 시절에 좋았던 경험이라 잊히지 않는다며
동기들이 만나면 선생님을 고마워한다고 해서 새삼 보람을 느꼈다.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외국에 갈 기회도 있었다.
금강산은 네 차례나 다녀왔다.
내금강이 인상 깊었고 상팔담과 구룡폭포가 절경이었다.
맑은 물과 우람한 봉우리들이 첩첩이 수려했는데 그중 만물상의
빼어난 경치가 백미였다.
통일되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을 텐데 이산가족도
상봉의 길이 막혀 매우 안타깝다.

가족이 중국 북경과 만리장성, 상하이를 여행한 뒤로 장가계
원가계도 여행했었다.
회갑을 맞아 몇몇 가족이 뉴질랜드와 호주를 다녀왔고, 대학 동기
모임에서 베트남 하노이와 하롱베이,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시엠레아프호수를 구경했다.
군산에서 배를 타고 바다 건너 중국 청도에 다녀왔다.
진안군 선거관리위원들이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여행할 때
톨 강에서 래프팅을 즐겼고, 게르 체험을 하며 유목민의 사는 모습도 보았다.
세 동서 내외가 대만의 대북과 동쪽 지방을 다녀왔다.
고등학교 친구 모임에서 일본 규슈 온천욕을 즐겼다.
작은아들이 캐나다 렛츠브리지 대학 교수로 근무할 때
아내와 함께 북쪽 밴프국립공원을 구경했다.
작년에 고등학교 친구 모임에서 내외 간에 라오스 수도인
비엔티안과 루앙프라방의 메콩강 지류와 불교사원을 여행하고 왔다.

내가 어릴 적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니 행운이었다.

아내는 러시아와 유럽을 다녀왔지만, 나는 유럽이나 미국, 남미,
아프리카 등 가보지 않은 곳도 많다.
마음은 있어도 여러 가지 여건이나 나이를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욕심을 쫓다 보면 불행을 자초할 수도 있다.
지혜로운 자족이 행복의 근원이려니 싶다.
이제는 아내와 함께 국내의 좋은 관광지를 찾아다니며
여러 풍물을 즐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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