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문학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ADMIN 2021. 07. 26.
 정조대왕과 화성행궁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20.03.21. 14:23:51   추천: 1   글쓴이IP: 175.202.95.171
진안문학: 신팔복

정조대왕과 화성행궁

신팔복

행궁은 임금이 궁궐밖을 행차할 때 임시로 머물던 처소다.
강화도, 남한산성, 온양 등 여러 곳이 있지만, 수원의 화성행궁이
규모도 크고 짜임새가 제일 좋다고 한다.
봄의 꽃들이 가지마다 매달려 절정을 이룰 때, 진안문인들이
유네스코세계유산에 등재된 화성행궁을 찾아갔다.
화성행궁은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무덤 즉 현륭원에
행차할 때 머물기 위한 처소로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수원부로 사용되었다.

광장에 우뚝 솟은 신풍루(新豊樓)는 행궁의 정문으로 화성이
고향 같다는 뜻으로 정조께서 붙였다고 한다.
누각 밑 대문을 지나 정당인 봉수당(奉壽堂)으로 갔다.
일월오봉도가 그려져 있고 옥좌가 놓여 있었다.
눈길을 끈 것은 왼쪽에 마련된 진찬례(進饌禮)의 재현이었다.
정조 19년(1795년) 어머니 혜경궁(惠慶宮)의 탄신 60주기
회갑연을 치른 자리다.

병풍을 두르고 적의(翟衣)에 대수(大首)머리를 한 어머니
혜경궁(惠慶宮) 앞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다.
만수무강을 축수하며 절을 올리려고 융복을 입고 주립(朱笠)을 쓴
정조의 모습은 근엄해 보였다.
부모의 회갑연은 자식이면 누구나 기뻐하는 날이다.
그러나 홀로 앉은 어머니 앞에 선 정조의 심정은
만감이 교차했을 것만 같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돌아가실 때가(1762년) 11살 어린 나이였다.
슬픔과 고독을 가슴에 안고 살아온 지 벌써 33년이 되었다.
사도세자와 혜경궁은 동갑이다.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어머니와 함께 회갑을 맞게 될 테니
얼마나 기뻤을까?
슬픔이 복받쳤을 것이다.
왕가와 내외명부, 문무백관, 사대부, 수원 백성이 함께한 가운데
이곳에서 치러진 회갑연은 특별했을 것이다.
한강주교환어도와 함께 유형문화재로 남아있는 봉수당진찬도를 보는 순간, 내
마음은 격앙되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그날의 행궁 모습이 자세하게 그려져 있으니 말이다.
놀랍게도 잘 그려 놓았다.

봉수당 옆 왕의 침소인 장락당(長樂堂)을 둘러보고 어진이 있다는
별궁을 찾아 화령전(華寧殿)으로 갔다.
정조의 어진은 운한각(雲漢閣)에 모셔져 있었다.
융복을 입고 옥좌에 앉은 모습이 무척 인자해 보였다.
절대 권력을 쥐고도 어떻게 참고 참아내셨을까 생각하며 고매한
인격에 경건한 마음으로 목례를 올렸다.

아버지 사도세자는 당쟁에 휘말린 역모로 영조 38년(1762년)
윤5월 13일 뒤주 안에서 8일 만에 죽였다.
조선왕조 역사상 아버지가 아들을 죽인 최악의 사건인
임오화변(壬午禍變)이다.
28세의 젊은 아버지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어린 정조는 어머니
치마폭을 부여잡고 한없이 통곡했을 것 같다.
정조는 25세에 조선의 22대 왕으로 등극하여 재위 24년 동안
규장각을 설치하고 다양한 서적을 간행했으며, 신진 학자들을
인물 위주로 등용하는 등 준론탕평책으로 선정을 펼쳤다.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는 노론을 응징하고 싶은 생각도 남아 있었겠지만,
인명을 중시한 훌륭한 인품은 홀로 되신 어머니에 대한
효도까지 늦추지 않았던 것 같다.

혜경궁은 회갑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화성을 찾아와
현륭원(顯隆園)을 참배했다.
그러나 정조는 재위 기간에 11번이나 화성 행차를 했다 한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을 텐데 효성이 지극했다.
아버지를 복위시키려는 일념 하나로 너그럽게 문무백관을 제
도(帝道)하지 않았나 싶다.
죄인으로 죽은 사도세자의 주검은 양주 중량포 옆 배봉산
(지금 서울시립대학교 뒷산)에 묻고 수은묘(垂恩墓)라 했다.

정조는 즉위(1776년)하여 아버지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존호(尊號)를 ‘장헌(莊獻)세자’로 올리고 묘지명을
영우원(永祐園)으로 격을 높였다.
다시 13년(1789) 뒤에 원침(園寢)을 이곳 화산(花山)으로 옮기고
현륭원(顯隆園)이라 했다.
정조 20년(1796)에는 수원화성을 축조했고 현륭원 참배를 위해
화성행궁도 그때 만들었다.
효성이 지극한 정조는 용상을 양위하고 나면 어머니를 모시고 수원에
머물 때를 생각해 이곳 봉수당 뒤편에 장락당도 만들고
누각 이름도 지었다.

그러나 정조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재위 24년(1800년)에 갑자기 붕어하셨다.
그의 뜻에 따라 현륭원 옆 건릉(健陵)에 묻혔고 그 뒤 효의왕후(孝懿王后)
김 씨(1753~1821)를 합장하여 아버지 곁에 안장되었다.
훗날 고종(광무 3년, 1899년) 때 장헌세자는 장조(莊祖)로,
혜경궁 홍 씨는 헌경왕후(獻敬王后)로 추존하였다.
비로소 현륭원을 융릉(隆陵)으로 추숭하여 내외가 합장된 능이 되었다.
정조가 이루고자 했던 생시의 꿈이 비로소 이루어지게 됐다.
저승에서도 근심이 풀렸을 것이다.

정조는 어려운 시기를 공평하고 평화롭게 이끌었으며

조선의 역사상 효성이 지극하고 선정을 베푼 어진 임금이셨기에
대왕이란 호칭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화성행궁을 돌아보고 인(仁)과 효(孝)를 더욱더 깊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21. 07. 26.  전체글: 2249  방문수: 1054586
진안문학
알림 진안문인협회 카폐 주소
*김용호2017.02.06.*
알림 진안예찬 학생 백일장대회 글 모음*김용호2016.12.16.*
알림 진안문학 회원 활동상황
*김용호2016.08.12.*
알림 진안 문협 지부장 김재환 전근표 이취임식*김용호2015.02.08.*
알림 11회 진안문학상 이현옥 /공로상 허소라, 이운룡, 허호석*김용호2014.12.09.*
알림 김재환 수필가 예술문학상 선정
*김용호2014.02.12.*
알림 진안문학상에 수필가 이용미 씨의 '그 사람'수상*김용호2013.12.11.*
알림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연혁*김용호2013.10.15.*
알림 진안문인협회 회원 주소록*김용호2013.06.21.*
2070 장수사진長壽寫眞/수필 송영수김용호2021.07.23.1
2069 학남정아 너만은 기억하거라/수필 윤재석김용호2021.07.23.1
2068 관계/수필 이용미김용호2021.07.23.1
2067 도마와 화장지/수필 이용미김용호2021.07.23.1
2066 비婢를 위한 비碑/수필 이용미김용호2021.07.23.1
2065 옛날 옛날에/수필 이용미김용호2021.07.23.1
2064 100세 시대를 아내와 함께/수필 하광호김용호2021.07.23.1
2063 관심/수필 하광호김용호2021.07.23.1
2062 구름재 박병순선생 시인 생가 탐방/수필 하광호김용호2021.07.23.1
2061 배구가 좋아/수필 하광호김용호2021.07.23.1
2060 상생/수필 하광호김용호2021.07.23.1
2059 내 인생을 바꿔 놓은 3.15 부정선거/수필 이정우김용호2021.07.23.1
2058 마을이라는 단어에 설레는 사람/수필 이상훈김용호2021.07.23.1
2057 마령면을 떠들썩하게 한 흰 제비 출현 이상훈김용호2021.07.23.1
2056 부창부수夫唱婦隨의 행복/수필 신팔복김용호2021.07.23.1
2055 부모님 유택을 다시 지으며/수필 신팔복김용호2021.07.23.1
2054 라오스 여행기 (2) 신팔복김용호2021.07.23.1
2053 라오스 여행기 (1) 신팔복김용호2021.07.23.1
2052 마이산 천황문의 중심에 홀로 서서 왕이 되는 꿈을 꾸어본다/수필 문대선김용호2021.07.23.1
2051 인생예찬/수필 노덕임김용호2021.07.23.1
2050 촌티/수필 남궁선순김용호2021.07.23.1
2049 4.15 의거선거혁명/수필 김재환김용호2021.07.23.0
2048 단풍 안개 구연배김용호2021.07.14.1
2047 도둑일기 구연배김용호2021.07.14.1
2046 동백 봄을 만나다 구연배김용호2021.07.14.1
2045 거자去者 김상영김용호2021.07.14.1
2044 유수流水 김상영김용호2021.07.14.1
2043 인연 김상영김용호2021.07.14.1
2042 그 저녁의 흔적 김이하김용호2021.07.14.1
2041 목탁새 김이하김용호2021.07.14.1
2040 허튼짓 박희종김용호2021.07.14.1
2039 귀뚜라미 성진명김용호2021.07.14.1
2038 제주도 바람맞은 돌 성진명김용호2021.07.14.1
2037 눈물 윤일호김용호2021.07.14.1
2036 물들라 윤일호김용호2021.07.14.1
2035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광형김용호2021.07.14.1
2034 때까치 이광형김용호2021.07.14.1
2033 나목裸木 이병율김용호2021.07.14.1
2032 봄 봄에는 이병율김용호2021.07.14.1
2031 성묘 길 이병율김용호2021.07.14.1
2030 창 밖의 전선 이운룡김용호2021.07.14.1
2029 산등성이 이필종김용호2021.07.14.1
2028 우체국 앞에서 이현옥김용호2021.07.14.1
2027 운주사 이현옥김용호2021.07.14.1
2026 전복 이현옥김용호2021.07.14.1
2025 11월이 가면 임우성김용호2021.07.14.1
2024 봄비 임우성김용호2021.07.14.1
2023 연산홍 임우성김용호2021.07.14.1
2022 가로등 꽃 전근표김용호2021.07.14.1
2021 섬은 바다의 오아시스 전근표김용호2021.07.14.1
2020 그리움의 절벽 정재영김용호2021.07.14.1
2019 밤에 놓는 다리 정재영김용호2021.07.14.1
2018 콩 터는 날 정재영김용호2021.07.14.1
2017 이팝나무 조준열김용호2021.07.14.1
2016 지방선거 조준열김용호2021.07.14.1
2015 고향동무 한숙자김용호2021.07.14.1
2014 꽃비 내리던 날 한숙자김용호2021.07.14.1
2013 내 마음의 조약돌 한숙자김용호2021.07.14.1
2012 욕심 때문에 황현화김용호2021.07.14.1
2011 첫사랑 황현화김용호2021.07.14.1
2010 찔레꽃 전병윤김용호2021.07.14.1
2009 장수 봉화산 도령을 그리워했다네 전병윤김용호2021.07.14.1
2008 내 고향 동창리 전병윤김용호2021.07.14.1
2007 별꽃 이점순김용호2021.07.14.1
2006 밤비가 오는 날 이점순김용호2021.07.14.1
2005 한 걸음 이동훈김용호2021.07.14.1
2004 중기中氣 이동훈김용호2021.07.14.1
2003 자비慈悲 박부산김용호2021.07.14.1
2002 석파랑石坡廊 박부산김용호2021.07.14.1
2001 남태령南泰嶺 길 박부산김용호2021.07.14.1
2000 부추 노덕임김용호2021.07.14.1
1999 영산포에서 김자향김용호2021.07.14.1
1998 봄밤 김자향김용호2021.07.14.1
1997 번 아웃 burn out 삶 김자향김용호2021.07.14.1
1996 재밌는 만남 김예성김용호2021.07.14.1
1995 바람불어 김예성김용호2021.07.14.1
1994 ○○식당 고영진김용호2021.07.14.1
1993 마음 한구석 이운룡김용호2021.07.13.1
1992 촛불 이운룡김용호2021.07.13.1
1991 12월 허호석김용호2021.07.13.1
1990 눈 오는 날 허호석김용호2021.07.13.1
1989 그 누나의 집/단편소설 이광형김용호2021.07.12.1
1988 사월에 김강호김용호2021.05.22.1
1987 산 나리꽃 김강호김용호2021.05.22.1
1986 섬 김강호김용호2021.05.22.1
1985 소나기 김강호김용호2021.05.22.1
1984 얌채 김강호김용호2021.05.22.1
1983 어떤 풍경 김강호김용호2021.05.22.1
1982 구름인 것을 김수열김용호2021.05.22.1
1981 다름의 세상 이치 김수열김용호2021.05.22.1
1980 마음을 다스리는 일 김수열김용호2021.05.22.1
1979 몽상 김수열김용호2021.05.22.1
1978 사람은 누구나 상처가 있습니다 김수열김용호2021.05.22.1
1977 아내의 밥상 김수열김용호2021.05.22.1
1976 직지의 꿈 송미숙김용호2021.05.22.1
1975 산행 속에 찾은 인생 길 송미숙김용호2021.05.22.1
1974 낮추는 삶 속에 찾아오는 행복 송미숙김용호2021.05.22.1
1973 고통의 세월 이제 떠났으면 송미숙김용호2021.05.22.1
1972 고운 망초 꽃 사랑 송미숙김용호2021.05.22.1
1971 가을비 속의 낙엽 송미숙김용호2021.05.22.1
RELOAD WRITE
1 [2] [3] [4] [5] [6] [7] [8] [9] [10]  ▶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