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문학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ADMIN 2020. 06. 02.
 오늘은 참 좋은 날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5.02. 16:30:06   추천: 2   글쓴이IP: 125.139.13.83
진안문학: 신팔복

오늘은 참 좋은 날

신팔복

봄은 온갖 생명들이 생동한다.
긴 겨울을 견뎌내고 땅을 헤집고 솟아오르는 새싹, 나뭇가지마다
피어나는 연한 잎과 꽃봉오리가 어김없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섬진강가의 매화가 꽃샘바람에도 소담하게 피더니,
진해에도 벚꽃이 한창이라는 뉴스다.

마침 시간을 내어 우리 집에 온 둘째 동서내외와 나들이를 하고 싶었는데,
처제가 진해 벚꽃을 구경하러 가자고 제안했다.
얼마나 탐스러울까하는 기대로 동서의 벤츠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창원시에 접어드니 가로수 벚꽃이 조금씩 피어 있었다.
마산을 거쳐 장복산 고개를 넘고 진해로 돌아 내려가는 언덕길에
하얗게 핀 벚꽃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뒷좌석에 앉은 아내와 처제는 차창 밖의 풍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처음 온다는 처제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에 감탄하며 좋아했다.
벚꽃은 시내 중심으로 갈수록 탐스러웠다.

몇 년 전에 아내와 와본 내가 내비게이션처럼 안내해 축제의
중심지인 중원로터리로 찾아갔다.
시내는 이미 따뜻한 봄기운에 벚꽃이 활짝 피어 거리와 건물을
온통 뒤덮으니 꽃의 궁궐이었다.
인도를 걷는 상춘객의 모습도 평화롭고, 활기가 넘쳐 보였다.
차량을 통제하고 교통을 정리하는 사람들, 제57회 군항제를 안내하는
행사요원들, 기다랗게 늘어선 노점상과 식당들이 거리를 꽉 매우고 있었다.
음식을 찾는 손님과 호객하는 상인들의 요란한 스피커 소리로
뒤범벅이 되어 북새통이었다.
이웃돕기 봉사단, 농협 판매장, 마을부녀회 등 간판도 즐비했고
엿, 풀빵, 어묵, 꽈배기, 부침개, 생선회, 비빔밥, 닭살, 오징어, 꼬치 등
종류도 다양했다. 자글자글 끓여내고 지져내는 요리냄새가
침샘을 자극해 군침이 절로 나왔다.

다행히 군항제 기간엔 해군사관학교를 개방하고 있어 3정문을 통해 입장했다.
진해만에 자리한 해군사관학교 중앙연병장엔 벌써 방문차량이
꽉 차 있었다.
해변에 전시된 기관포와 유도탄, 기뢰 등을 보며 해군의 병장기(兵仗器)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박물관에서 성웅 이순신 장군의 해전역사를 살펴보며 장군의 무한한
애국심에 감사하며 경건히 묵념했다.
건너편 군함 선착장에 도착해서 철강판으로 제조된 어마어마한
우리 군함에 올라 해군의 내무생활을 드려다 보고 함포 앞에서
인증사진도 찍었다.
우리 바다를 지키는 군함의 위용과 필승을 다짐하는 해군의
씩씩한 기상을 느낄 수 있어 막강한 우리 해군에 마음이 든든했다.
사관학교 본관 건물 앞에 게양된 커다란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은 마치 개선장군의 깃발처럼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전망이 좋은 곳은 제황산공원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한 바퀴 돌며 시내와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시내는 길 따라 하얀 벚꽃물결이었고, 청정해역 한려해상국립공원은
검푸른 바닷물로 드넓었다.
벚꽃은 사람을 유혹했다.
어떻게 딱딱한 그 속에서 저렇듯 보드랍고 솜처럼 하얀 꽃송이를 피워냈을까?
자연의 조화는 참으로 신통한 일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의 몸과 마음을 녹여주고 생활에 활력을 채워주니
참으로 고맙다. 연신 들이닥치는 수천의 인파였다.
그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있다.
슬그머니 자리를 양보하고 계단을 내려왔다.

역시 진해벚꽃의 백미는 여좌천변의 벚꽃이었다. 줄을 잇다시피
한 행인들을 따라 여좌천을 찾아갔다.
좁다란 실개천을 뒤덮고 늘어진 나뭇가지 마다 벚꽃이 뭉실뭉실 피어
아치(arch)를 만들어 환상적이었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행복한 모습은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위쪽으로 걸어갈수록 장사진이었다.
가는 사람 오는 사람들로 뒤엉킨 벚꽃낙원이었다.
좁은 길 작은 공간은 상인들 차지였고, 커피와 음료를 즐기는
상춘객들 사이에서 벚꽃 핀(pin)을 머리에 꽂고 풍선을 날리는
어린아이들도 벚꽃처럼 환한 모습이었다.

여기저기서 맞닥뜨려지는 젊은 이방인도 무척 많았다.
삼삼오오 모여 즐겁게 이야기하는 그들의 언어도 다양했다.
특히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은 이국의 벚꽃에 매료되어 감탄하며
사진 찍기에 바빴다.
진해는 온통 벚꽃잔치였다.
벚꽃향기를 맡으며 군항제 벚꽃길을 걷는 날, ‘오늘은 참 좋은 날’이었다.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20. 06. 02.  전체글: 2070  방문수: 995158
진안문학
알림 박병순 시 모음 22 편 양력*김용호2017.02.06.*
알림 진안예찬 학생 백일장대회 글 모음*김용호2016.12.16.*
알림 진안문학 회원 활동상황
*김용호2016.08.12.*
알림 진안 문협 지부장 김재환 전근표 이취임식*김용호2015.02.08.*
알림 11회 진안문학상 이현옥 /공로상 허소라, 이운룡, 허호석*김용호2014.12.09.*
알림 김재환 수필가 예술문학상 선정
*김용호2014.02.12.*
알림 진안문학상에 수필가 이용미 씨의 '그 사람'수상*김용호2013.12.11.*
알림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연혁*김용호2013.10.15.*
알림 진안문인협회 회원 주소록*김용호2013.06.21.*
1987 모두가 김용호김용호2020.03.21.1
1986 우리가 되던 순간 김용호김용호2020.03.21.1
1985 꽃피는 봄날 김용호김용호2020.03.21.1
1984 애국지사 최제학 崔濟學 기념비 앞에서 신팔복김용호2020.03.21.1
1983 정조대왕과 화성행궁 신팔복김용호2020.03.21.1
1982 봄날 오후 김용호김용호2020.03.09.1
1981 그대 곁에 가면 김용호김용호2020.03.09.1
1980 사랑한다는 것은 김용호김용호2020.03.09.1
1979 아름다운 노을이고 싶습니다 김용호김용호2020.03.01.1
1978 무슨 까닭일까요 김용호김용호2020.03.01.1
1977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김용호김용호2020.03.01.1
1976 진안의 테니스 돔구장 하광호김용호2020.02.18.1
1975 테니스가 좋다 하광호김용호2020.02.18.1
1974 아름다운 소리 구연배김용호2020.02.02.1
1973 겨울 편지 구연배김용호2020.02.02.1
1972 봄 친구 전근표김용호2020.02.02.1
1971 시계 꽃 전근표김용호2020.02.02.1
1970 오아시스 섬 전근표김용호2020.02.02.1
1969 인생 전근표김용호2020.02.02.1
1968 파도의 십자수 전근표김용호2020.02.02.1
1967 하루살이 여정 전근표김용호2020.02.02.1
1966 한라산 산행 하광호김용호2020.02.02.1
1965 어화둥둥 아름이 하광호김용호2020.02.02.2
1964 산등성이 이필종김용호2020.02.02.1
1963 송연묵松煙墨 이필종김용호2020.02.02.1
1962 노독路毒 이필종김용호2020.02.02.1
1961 피아골 단풍 이필종김용호2020.02.02.1
1960 한 점 구름 이필종김용호2020.02.02.1
1959 꽃지해수욕장에서 김용호김용호2020.01.20.2
1958 좋아해요 김용호김용호2020.01.19.2
1957 장롱 속의 삼베 하광호김용호2020.01.17.3
1956 수필로 마음에 부를 이루고 싶다 하광호김용호2020.01.17.1
1955 첫눈 구연배김용호2020.01.17.1
1954 무겁지 않을 만큼 구연배김용호2020.01.17.1
1953 인연 김용호김용호2020.01.09.1
1952 천수만 여인 김용호김용호2020.01.09.1
1951 지구가 아름다운 것은 김용호김용호2019.12.15.1
1950 새벽을 가르고 하광호김용호2019.12.15.1
1949 관심 하광호김용호2019.12.15.1
1948 100세 시대를 아내와 함께 하광호김용호2019.12.15.1
1947 얼굴 하광호김용호2019.12.15.1
1946 오늘 하광호김용호2019.12.15.1
1945 작은 내 서재 신팔복김용호2019.11.06.2
1944 당신이 곁에 있어 행복합니다 임두환김용호2019.11.06.1
1943 아주 특별한 추석명절 임두환김용호2019.11.06.1
1942 가을날 김용호김용호2019.09.20.6
1941 어느 여인의 미소 김용호김용호2019.09.20.14
1940 민속씨름대회 임두환김용호2019.09.20.5
1939 갯바위마을 전근표김용호2019.09.20.1
1938 가로등꽃 전근표김용호2019.09.20.3
1937 나무의 길 전근표김용호2019.09.20.1
1936 세월의 강 전근표김용호2019.09.20.2
1935 소망 전근표김용호2019.09.20.1
1934 가을밤 신음 전근표김용호2019.09.20.1
1933 요양보호사 임두환김용호2019.09.18.1
1932 만리포에 겨울바람 김용호김용호2019.09.11.2
1931 사랑하는 일로 김용호김용호2019.09.11.1
1930 가을 끝자락에서 김용호김용호2019.09.11.1
1929 왜냐면 김용호김용호2019.09.11.1
1928 가을이 가기 전에 김용호김용호2019.09.11.1
1927 그대 등에 기대어 구연배김용호2019.09.11.1
1926 몸살 이점순김용호2019.09.11.1
1925 배가 아픈 날 이점순김용호2019.09.11.1
1924 마음의 소리 김수열김용호2019.09.11.1
1923 가을밤 신음 전근표김용호2019.09.11.1
1922 쑥의 마음 전근표김용호2019.09.11.1
1921 찔레꽃소나타 전근표김용호2019.09.11.1
1920 하늘 문 전근표김용호2019.09.11.1
1919 꽃이 슬픔을 느끼는 이유는 김용호김용호2019.09.11.4
1918 사랑해도 된다면 김용호김용호2019.08.21.2
1917 예쁜 연꽃처럼 김용호김용호2019.08.21.2
1916 코스모스처럼 김용호김용호2019.08.21.2
1915 눈을 감으면 김용호김용호2019.08.21.2
1914 고스톱 칠 때 김용호김용호2019.07.14.1
1913 달맞이 꽃 김수열김용호2019.07.14.1
1912 모진 삶일지라도 김수열김용호2019.07.14.1
1911 황혼의 꿈 김수열김용호2019.07.14.1
1910 산 위로 올라간 집 이운룡김용호2019.07.14.1
1909 거미줄과 떡갈나무 이운룡김용호2019.07.14.1
1908 작은 집 한 채 이운룡김용호2019.07.14.1
1907 그믐달 이필종김용호2019.06.16.1
1906 녹차 꽃 이필종김용호2019.06.16.1
1905 지금이 그때 이필종김용호2019.06.16.1
1904 아카시아 꽃 이필종김용호2019.05.14.2
1903 섬섬옥수 어머님사랑 전근표김용호2019.05.14.2
1902 갈증 김수열김용호2019.05.14.2
1901 새조개의 환상 이점순김용호2019.05.14.2
1900 밤꽃 이점순김용호2019.05.14.2
1899 친구의 명복을 빌며 신팔복김용호2019.05.13.2
1898 5월 풍경처럼 김용호김용호2019.05.02.3
1897 철쭉꽃은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896 반영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895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894 사랑하는 일이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893 노을을 보면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892 영원 그 안에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891 그루터기 김수열김용호2019.05.02.2
1890 바람이 부는 이유 김수열김용호2019.05.02.2
1889 춘화 김수열김용호2019.05.02.2
1888 오늘은 참 좋은 날 신팔복김용호2019.05.02.2
RELOAD WRITE
1 [2] [3] [4] [5] [6] [7] [8] [9] [10]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