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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20. 05. 26.
 아름다운 마무리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27. 14:07:08   추천: 1   글쓴이IP: 175.202.95.111
진안문학: 임두환

아름다운 마무리

임두환

눈이 내린다. 눈은 온 대지에 거침없이 쏟아진다.
언제나 눈은 한 폭의 그림보다 아름답다.
무수히 흩날리는 눈꽃 사이로 바람과 함께 아름다움을 펼쳐내는
환상 같은 무희의 춤사위다.

베란다 창문을 열고 기린봉 설경을 바라본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온 세상은 적막강산(寂寞江山)이다.
눈 속에 갇힌 생물들은 어떻게 겨울을 나고 있을까?
그들도 봄, 여름, 가을에는 저들 나름대로의 꿈을 이루고자
열심히 노력했을 게다.
눈 내리는 겨울이라고 해서 마냥 시간만 보내고 있지는 않으리라.
조용히 숨을 고르며 내일의 꿈을 설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설한풍 모진 겨울에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놓지 않는다면,
그 삶이 어찌 새롭고 포근하지 않겠는가?

내 인생도 그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젊어서는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올라가듯 기고만장(氣高萬丈)하고,
욕심으로는 호랑이라도 잡을 듯한 기세였다.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뒤돌아볼 나이다.
세월이기는 장사 없다고 했던가?
내 게도 분명, 초가을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내 나이 일흔 셋이 된 것이다.
지나온 인생 길을 되돌아보니 파란만장한 세월이었다.
밟히고, 얽히고, 엎어지는 역경을 겪었지만, 때로는 환희의 기쁨도 있었다.
인생 길을 걷노라면 순탄하지만은 않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순풍이 있으면 풍랑도 있기 마련이다.
풍랑을 만났다고 해서 마냥 두려워할 일도 아니다.

꿈을 이루는 데는 긍정적인 믿음과 확신이 있어야 한다.
살다보면 힘들고 어려울 때가 많다.
나이 들어 무슨 꿈이냐고 하겠지만, 나이 들수록 희망과
건강을 잃지 말아야 한다.
병들어 누워 있으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병문안 인사! 형제간이나 친척들도 잘해야 한두 번이고,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내 몸과 마음은 내가 알아서 다스려야 할 일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으로부터 이어진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되새기며,
따뜻한 가슴으로 살아가는 게 최선의 길이라 생각된다.

살아 움직인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살아서 내일을 꿈꿀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톨스토이는『세 가지 질문』이란 단편소설을 통해서 ‘오늘’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설파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오늘 속의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현재하고 있는 ’일‘이라고 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도 당연지사(當然之事)라 여겨진다.

꿈과 목적을 가지면 생각과 행동이 바뀌고, 생활습관이 달라진다.
내면을 사랑하는 뿌리만 내린다면 눈보라가 몰아치고
폭풍우가 쏟아져도 반드시 커다란 나무로 성장할 것이다.
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 일이다.
어떤 씨앗은 내가 심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는데도 쑥쑥 자라지 않던가?
내 마음에 누가 심어준 씨앗인지는 몰라도 항상 ‘감사’가 자라고 있다.
꽃의 향기는 십 리를 가고, 말의 향기는 천 리를,
나눔의 향기는 만 리를 가지만 인격(人格)의 향기는 영원하다고 했다.
나 자신, 내면을 들어내어 누군가의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심었으면 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욕심이 많았다.
무엇보다 가지려는 욕심과 출세욕이었다.
사람은 타고날 때부터 그릇이 정해졌다고 생각한다.
큰 항아리로 태어난 사람과 작은 종발로 태어난 사람은 무엇인가 달라 보였다.
항아리로 태어난 사람은 재물을 모으면 모을수록 늘어나는데 반해,
중발로 태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종발을 앉고 태어난 듯하다. 애면글면 재물을 좀 모아놓으면
재채기가 나는 게 아닌가?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성격도 아니었다.
주변에서는 그만하면 됐지 근천 떨고 있다며 핀잔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직장을 찾아 나섰다.
그러고 보니, KT&G를 퇴직한 뒤로 담배판매인조합 7년,
아파트경비원 4년을 거쳐, 지금에도 전주시청 관내 계절별
산불감시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나무가 하늘을 곧게 솟아오르는 것은 마디가 있어 멈춤이 있기 때문이다.
내 자신 이제라도, 세속의 근심걱정 내려놓고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자존심으로, 용서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상대를 비판하고 미워했는지,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 짧은 인생인데 웬 욕심으로
무거운 짐만 잔뜩 지고 있었는지,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다.

주님, 이제라도 제가 바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많은 사람들이 저의 생울타리가 되어, 미소를 잃지 않게 하시고,
모진 풍파로 찢겨진 이웃을 내 손으로 깁게 하소서.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앞서가는 사람을 시기할 때도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던 저를 맘껏 두들겨주시고, 노여움을 거둬주소서.
사랑 많으신 주님, 두 손 모아 회개하오니, 인생의 뒤안길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은혜를 더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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