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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랑 18세의 문학기행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27. 14:04:38   추천: 1   글쓴이IP: 175.202.95.111
진안문학: 노덕임

낭랑 18세의 문학기행

노덕임

2018년 5월 19일 토요일, 초록세상의 청명한 날씨는 문학기행하기
딱 좋은 날이다.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여행에 문학을 더하니 감성 폭발!
낭랑 18세의 마음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뽀얀 안개 머금은 마이산 봉우리를 뒤로하고, 진안문인협회회원들과 함께
강진으로 향했다.
집행부가 덕을 쌓아 정원을 초과한 굿데이! 신팔복님의 고유명사를
이어받아 팔복엔터테이먼트의 행진이 시작되었다.

내 고향 나주 옆을 지날 때, 부모님 생각이 뿌옇게 시야를 가렸다.
십남매를 키우면서 고생이 여덟이면 보람은 한둘이나 되었을까?
5월이면 아버지는 무논에 쟁기질을 하셨다.
나는 새참으로 막걸리 주전자 들고 개구리 쫓으며 논둑을 걸었다.
모심는 날은 동네 잔치였는데.‘육자배기’도 사라지고, 아줌마들
팔자타령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먹거리도 넘치고 몸도 편해졌는데.
두 세 명이 이앙기로 50 인분의 일을 해도 흥겨운 가락이 없다.

팔복엔터테이먼트버스는 오백리 길을 달려 남도의 끝자락에 도착했다.
진안은 고사리멍석, 완도는 다시마멍석, 톳멍석이 바쁘다.
고요한 산골과 달리 찰진 갯벌과 고깃배는 사계절 지갑을 바쁘게 한다.
나주벌판의 보리밭을 연상시키는 황금보리밭엔 가을이 스며있다.
사진 한 장 찍어 동창회 카톡방에 올리면, 풋보리 구워 비벼 먹던 친구들이
카톡카톡 반길텐데.
단체 기행이라 눈으로만 옛 추억을 찍었다.

영랑 생가 가는 길은 찔레 향기가 콕 찔러 발길을 잡는다.
영랑 생가는 시화전이 열리는 듯 시를 품은 풍경 그대로다.
뒤뜰엔 동백과 대나무가 영랑의 나이를 새겨 놓은 듯 울창하다.
사립문 바깥쪽엔 시를 퍼 올렸던 두레박 샘이 추억을 부른다.

사계절 내내 시의 향기가 흐른다는 시문학파 기념관은, 2012년 3월 5일 개관했다.
오감을 총동원해 읽으며 느끼며 들어야 하니 귀도 눈도 발걸음도 바쁘다.
구인회동인들이 시를 퍼 주니 욕심이 넘친다.
폰카로 찍고 느끼며 디지털시대의 문학기행답게 인증샷을 남겼다.
기념관 안에는 시인들의 육필원고와 유품이 문학기행의 교재처럼 보인다.

위당 정인보의‘자모사(慈母思) 40수’는 시문학파기념관에서 처음 접했으니
문학기행의 가장 큰 수확이다.
어머니의 자애로움과 희생이 잘 나타나 있는 시다.
지금도 어머니의 희생을 생각하면 마음에 구름이 걷히고, 바른 길로
되돌아오는 계기가 되는데.
예나 지금이나 모든 어머니들의 희생으로 살만한 세상이 되는 것 같다.

기계의 명령에 따라 사는 스피드 시대, 1년 후에 엽서를 보내준다는‘
느린우체통’을 보고 시인 이점순은 사연을 적어 넣는다.
전시실 안에는 썩지 않는다는 자작나무 기둥이 세워져 있는 것도 특이하다.

팔복엔터테이먼트버스에선 협회에서 준비한 자료로 틈틈이 문학의 꽃을 피웠다.
시인 김용호님께서는‘우리의 마음속에’를 낭독했다.
시의 첫머리‘초록의 꿈을 키우는 아름다운 산천에 바람이
지나 가야 할 곳’으로 우리는 문학기행을 가고 있으니 완벽한 조화다.
‘쉼표의 사용법’에 대한 복습도 팔복엔터테이먼트 밥상에 올렸다.
김재환님의‘그리운 사람끼리’라는 글에서는 허리 쏘옥 들어간 원피스 입었던
시절의 추억을 불러왔다.
그 시절의 꿈은 어디로 갔는지?
참 오랜만에 해보는 문학공부에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잔손가는 애도 없고 시간도 많은데 치열함도 사라지고 마음
내키는 대로 살고 있으니......

마량항에서 남도의 특산물과‘성수냉천막걸리’로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막걸리가 머리를 진공상태로 만들었지만, 문학상 후보라서 술값을 쏜다는
송기우 회원님의 말씀은 굿데이의 굿뉴스다.

40여년을 되돌려 낭낭18세의 마음으로 다녀온 문학놀이는 많이 느끼고
많이 웃고 깨달았다.
식민지 시대에도 문학을 위해 몸부림쳤던 시문학파동인들의 교훈을
새겨준 문학기행이다.
구인회의 기도 받았으니 내년 한턱 쏘는 순서를 기다릴 정도로
팔복엔터테이먼트는 성장가도에 진입할 듯.
처음 만난 진안문인협회 회원들과 문학의 향기를 나누고,
마이산자락이 어둠에 잠긴 진안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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