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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19. 06. 24.
 고향 느티나무 아래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1.27. 14:03:38   추천: 1   글쓴이IP: 175.202.95.111
진안문학: 서동안

고향 느티나무 아래

서동안

구월 햇살 가득한 어느 오후
오랜만에 그 나무 아래 발길을 멈추었다
거기 그렇게 오래 앉아
사람과 사람들끼리의 추억이 가난하게 사는 곳
참새들의 덧없는 속살거림도
하늘 끝 팔랑대던 이파리 뒤에 숨어 우는
그리움을 콕콕 쪼아대지 못했으니
잠 덜 깬 나무들의 이마에
이슬 한 잔으로 심장 촉촉이 적실 때마다
하얗게 일어서는 그림자의 목 쉰 울음
가슴 속 깊이 더듬어 보아도 정말 나는 너무 멀리 와 있는 것을
누군가 내 이름을 기억하라고 달아 놓은 문패
날마다 흐릿해져 갔을 것이지만
알지도 못하는 낯선 곳에서의
실컷 조연으로 끝나는 고단한 삶 내려놓을 즈음
젖은 그늘 아래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아직도 논을 팔 베게하고 밭을 이불삼아
추억으로 등불을 켜는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
그 나무는 푸르다, 라고 적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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