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문학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ADMIN 2019. 05. 19.
 빨치산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9.01. 16:48:44   추천: 2   글쓴이IP: 125.139.13.62
진안문학: 윤재석

빨치산

윤재석

빨치산은 6·25전쟁 때 북한으로 미처 넘어가지 못한 낙오병과
그에 동조한 자들이다.
우리나라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동족끼리
싸우는 전쟁이 벌어졌다.
이 전쟁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있었다.
1953년에 휴전이 되었다.
지금도 이 전쟁의 후유증으로 가족이 남과 북으로 흩어져 살아가는
슬픈 이별이 계속되고 있다.

빨치산은 큰산이나 깊은 계곡에서 숨어 지냈다.
지리산을 남한의 주 근거지였다.
내 고향 진안 백운면에도 큰산과 깊은 계곡의 출입이 어려웠다.
이곳에서 빨치산들이 살았다.
자기들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했다.
군인이나 경찰에 발견되면 바로 죽어야 했다.
그러므로 깊은 산골짜기에서 살아가는 비참한 운명의 낙오병들이다.

우리 마을은 안전한 지역으로만 생각했다.
빨치산의 약탈을 한 번도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름날 저녁 모기가 너무 많아 어머니와 모깃불을 피우고 있었다.
빨치산이 우리 마을까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빨치산이
우리 마을에 쳐들어왔다.
우리 집에 갑자기 큰 외숙과 웬 군인들이 들어 왔다.
마을 이장 일을 보고 계시는 큰 외숙을 안내자로 삼은 것이다.
동무하는 말투와 행동으로 보아 빨치산임을 알았다.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서 빨치산을 처음 만났다.
그들의 약탈이 시작되었다.
방과 부엌 벽장을 마구 뒤지고 다녔다.
그 가운데 여자 빨치산은 부엌으로 장독대로 다니면서 소금이나
간장 등 양념을 병이나 단지에 담아갔다.
모자 뒤로 머리를 늘어뜨린 것으로 보아 젊은 여자들로 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불쌍한 사람들이다.
사상이 무엇인지 저토록 비참한 생활을 하는가 싶었다.

남자 빨치산은 구둣발로 방에 들어와서 샅샅이 만져보며 가져갔다.
천장에 매달아 놓은 봉지를 보고 무어야고 묻기에 약이라고 대답했다.
약으로 쓰기 위해 매달아 놓은 조그마한 꿀단지였다.
빨치산이 얼른 떼어서 밖으로 내던진다.
또 다른 봉지를 뜯어보더니 써럭초인 담배를 밖으로 내던졌다.
밖에서 기다리던 빨치산은 얼른 받아서 배낭에 담았다.
다음에는 나와 동생의 여름 방학 책을 보더니 내 것을 밖으로
내던지면서 하는 말이. “야! 동무 담배 종이 하게 빨리 넣으라고.” 했다.
그 해의 내 방학 책 숙제는 그 날 저녁 빨치산의 손에서 끝나 버렸다.

밖에서는 어머니가 빨치산에게 사정하고 계셨다.
우리 집 돼지를 잡아가려고 했다.
어머니께서는 한 달만 있으면 새끼를 낳으니 제발 돼지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하셨다.
그러는 사이 지서에서 총소리가 들려오니 빨치산들은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으로 돼지는 살았다.

어제 밤일은 잊었는지 아침해는 동쪽 하늘에 떴다.
마을 사람들이 빨치산의 짐꾼으로 붙잡혀 갔다.
그 가운데 작은 외숙도 끼어 있었다.
한 번 잡혀가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외갓집은 근심으로 가득했다.
오전쯤 해서 작은 외숙은 돌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며칠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십여 일이 지난 뒤 돌아왔다.
옷은 다 떨어지고 수염은 덥수룩하여 걸인 같았다.
그래도 돌아오니 반가운 일이었다.

빨치산은 주민들의 가축이나 식량, 생활용품 등을 약탈해서
근근히 살아갔다.
주민들은 빨치산의 말을 잘 들어야만 했다.
반항하거나 고발하면 죽기 때문이다.
약탈은 그들 의식주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어느 날은 다른 마을에서 빨치산들에게 약탈당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저녁이 되면 어두운 틈을 이용하여 빨치산의 약탈이 시작된다.
내 고향 덕태산 팔공산 부근의 주민은 불안한 생활을 했다.
빨치산의 약탈 때문이다.
이곳 주민들은 큰산과 깊은 골짜기와 멀리 떨어진 곳을 찾아 피난해야 했다.
빨치산이 약탈하면서 집들을 불사르고, 군인은 빨치산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한다는 방법으로 주민과 시설을 분산시키니 마을은
폐허가 되어버렸다.
나의 집안 친척도 그렇게 당했다.

정부는 빨치산 소탕작전을 시작했다.
주민들이 약탈을 당하거나 죽어 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민심을 수습하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어느 날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자동차와 많은 군인들이 들어왔다.
철모를 쓰고 어깨에는 총을 둘러메고 있어서 보기만 해도 무서웠다.
그때 게딱지 두 개가 육군 중위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백골부대라고 기억한다.
빨치산 소탕을 공비토벌이라고도 했다.
그 뒤 군인과 경찰들의 계속된 소탕작전으로 빨치산이 없어졌다.
주민들은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

6·25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재산피해를 입었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전쟁의 산물로 남북으로 헤어져 살아야 하는 이산가족이 생겼다.
서로가 생사라도 알기 위한 만남의 행사도 중단된 지 오래다.
서로 쓰는 국방비만 해도 엄청나리라.
이 비용을 통일과 경제 발전에 활용하면 대한민국이 세계의 선진국이 될 것이다.

휴전은 전쟁을 잠시 멈추는 상태를 말한다.
지금도 북한은 틈만 있으면 도발을 일삼는다.
이제는 전쟁이 일어나면 남한도 북한도 온전치 못하고, 파멸만 올뿐이다.
이제는 체제를 뛰어넘어서 손에 손을 잡고 사는 통일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자유의 나라 번영의 나라를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임무가 아니겠는가?

이 삼천리금수강산에 번영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19. 05. 19.  전체글: 1987  방문수: 964279
진안문학
알림 박병순 시 모음 22 편 양력*김용호2017.02.06.*
알림 진안예찬 학생 백일장대회 글 모음*김용호2016.12.16.*
알림 진안문학 회원 활동상황
*김용호2016.08.12.*
알림 진안 문협 지부장 김재환 전근표 이취임식*김용호2015.02.08.*
알림 11회 진안문학상 이현옥 /공로상 허소라, 이운룡, 허호석*김용호2014.12.09.*
알림 김재환 수필가 예술문학상 선정
*김용호2014.02.12.*
알림 진안문학상에 수필가 이용미 씨의 '그 사람'수상*김용호2013.12.11.*
알림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연혁*김용호2013.10.15.*
알림 진안문인협회 회원 주소록*김용호2013.06.21.*
1806 아카시아 꽃 이필종김용호2019.05.14.2
1805 섬섬옥수 어머님사랑 전근표김용호2019.05.14.2
1804 갈증 김수열김용호2019.05.14.2
1803 새조개의 환상 이점순김용호2019.05.14.2
1802 밤꽃 이점순김용호2019.05.14.2
1801 친구의 명복을 빌며 신팔복김용호2019.05.13.2
1800 5월 풍경처럼 김용호김용호2019.05.02.3
1799 철쭉꽃은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798 반영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797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796 사랑하는 일이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795 노을을 보면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794 영원 그 안에 김용호김용호2019.05.02.2
1793 그루터기 김수열김용호2019.05.02.2
1792 바람이 부는 이유 김수열김용호2019.05.02.2
1791 춘화 김수열김용호2019.05.02.2
1790 오늘은 참 좋은 날 신팔복김용호2019.05.02.2
1789 추억의 검정고무신 임두환김용호2019.05.02.2
1788 민들레꽃 김용호김용호2019.03.13.4
1787 낚시 김수열김용호2019.03.13.3
1786 더하기 빼기 그리고 이점순김용호2019.03.13.3
1785 달팽이 이점순김용호2019.03.13.3
1784 진달래꽃 피던 날 김용호김용호2019.03.05.3
1783 사랑 할 때 김용호김용호2019.03.03.3
1782 3월 김용호김용호2019.03.03.2
1781 슬픈 날 김용호김용호2019.02.24.2
1780 이렇게 좋은 봄날 김용호김용호2019.02.24.2
1779 나의 삶은 김용호김용호2019.02.24.2
1778 아등바등 살아온 삶도 김용호김용호2019.02.03.4
1777 잊을 수만 있다면 김용호김용호2019.02.03.2
1776 파도는 바다를 친다 전근표김용호2019.02.03.1
1775 큰 별을 바라보며 전근표김용호2019.02.03.2
1774 풀 이점순김용호2019.02.03.1
1773 창 이점순김용호2019.02.03.1
1772 나무 이야기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771 가까이 더 가까이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770 추신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769 고향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768 그리움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767 밤비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766 마이산의 겨울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65 상고대와 눈꽃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64 빛과 그림자는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63 삶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62 봄이 좋은 것은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61 우리의 마음속에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60 마이골 할머니 장터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759 카네이션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758 풍경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757 몽돌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756 사막의 도시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755 세월을 품다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754 나를 그리워하다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753 마지막 날까지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752 탑 그림자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751 구봉산에 왔다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750 별것 아닌 행복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749 진안 장날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748 생의 엔진음 이운룡김용호2019.01.27.1
1747 작은 행복 이운룡김용호2019.01.27.1
1746 동행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745 나비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744 이봐요 마이산이 하는 말 들리나요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743 아름다운 동향 성진명김용호2019.01.27.1
1742 매미 또는 전파 성진명김용호2019.01.27.1
1741 1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740 2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739 3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738 고요한 기쁨 김예성김용호2019.01.27.1
1737 진안예찬 김예성김용호2019.01.27.1
1736 꿈일지라도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735 술 한잔하자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734 저 무리 따라가고 싶네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733 용담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732 새벽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731 화분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730 인연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729 배신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728 세월은 공평하다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727 인생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726 적폐 세력 잔당들의 청소는 언제쯤일까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725 사라진 추억 칼바위의 유감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724 세월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723 할 일 없으니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722 뫔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721 후회 없는 인생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720 아름다운 마무리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719 6백 년 역사 용담향교 이용미김용호2019.01.27.1
1718 물 위에 쓴 편지 이용미김용호2019.01.27.1
1717 길라잡이 남궁선순김용호2019.01.27.1
1716 난향비蘭香碑 김재환김용호2019.01.27.2
1715 카마수트라(kamasutra) 김재환김용호2019.01.27.1
1714 가을 명상 송영수김용호2019.01.27.1
1713 디지털시대의 산골생활 노덕임김용호2019.01.27.1
1712 낭랑 18세의 문학기행 노덕임김용호2019.01.27.1
1711 돼지고기 비계와 곤달걀 윤일호김용호2019.01.27.1
1710 진안 고원길 가는 길 이상훈김용호2019.01.27.1
1709 봄을 찾은 진안고원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708 침묵이 그리운 세상 임두환김용호2019.01.27.2
1707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1 김자향김용호2019.01.27.1
RELOAD WRITE
1 [2] [3] [4] [5] [6] [7] [8] [9] [10]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