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문학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ADMIN 2018. 10. 21.
 미나리 꽃이 피었는데도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8.26. 03:45:35   추천: 1   글쓴이IP: 125.139.13.62
진안문학: 신팔복

미나리 꽃이 피었는데도

신팔복

여름이 즐거운 미나리꽃이 도랑에 피어서 나를 반긴다.
올해 같은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때를 만난 듯 어우러져 있다.
당귀 꽃과 같이 여러 개의 작은 꽃들이 우산살을 받쳐 든 모양의
산형(?形) 꽃이다.
정원에 핀 화려한 꽃들은 뭇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데 질척한
구렁진 곳에서 피어난 미나리꽃은 보아주는 이조차 없어 외롭다.

미나리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이른 봄 미나리반찬은 그 향이 독특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미나리 무침은 잃었던 입맛을 되살려 준다.
겨울철 미나리꽝에서 잘 자란 미나리에 삶은 오징어를 썰어 넣고 마늘과
고춧가루, 고추장으로 무쳐내면 새콤달콤한 맛과 향, 그리고 아삭함이
우리의 식성에 잘 맞아 좋은 반찬이 된다.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섬유질과 무기물,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는 채소다.

미나리를 재료로 하는 요리는 많다.
미나리 무침, 미나리 김치, 미나리 굴전, 미나리 오징어 초무침.
미나리 싱건지 등을 들 수 있다.
봄 고사리와 조기가 찰떡궁합이듯, 홍어탕이나 복어탕을 만들 때는
미나리를 빼놓을 수 없다.
펄펄 끓는 복어국물에 살짝 데친 미나리를 초고추장에 듬뿍 찍어
한 잔 술을 곁들이면 그 맛이 일품이다.
좋은 친구와 함께라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아주 옛날부터 미나리는 좋은 음식 재료였다.
어릴 때 시골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준 미나리 무침은 감칠맛이 났다.
그래서 나는 가끔 불미나리를 캐온 기억이 있다.
미나리는 생명력도 강하다.
냇가에서 뽑아 온 미나리를 습기 많은 밭둑에 심었더니 지금도
봄철이면 요긴하게 캐다 먹는다.

미나리는 논이나 개울에서 키울 수 있지만, 겨울에 하우스에서도
재배할 수 있다.
물 관리만 잘하면 된다.
아파트에서도 화분에 가꾸는 사람들도 있다.
겨울철 화초로도 볼 수 있고 실내 습기도 조절해주니 키워볼 만하다.

미나리는 식욕을 증진하며 피를 맑게 해 주고 간을 해독시켜준다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더운 여름철 식욕을 잃은 아버지는 불미나리
생즙을 가끔 드셨다. 깨끗이 씻은 미나리를 돌확에 찧어 삼베
보자기로 짜서 종발에 담은 짙푸른 미나리즙은 쓰게 보였다.
술을 즐겨 드셨던 아버님의 건강 대처 방법이었다.

속담에 “처갓집은 미나리 꽃 필 때나 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언어도 역사의 유물이라서 시대의 생활상이 반영되어 생멸하는 것인데,
이제 그 뜻을 생각해보니 선조들의 애절함이 묻어있는 말이었다.
입 하나라도 덜어야 한다며 어린 여식을 일찍 시집보냈고, 초근목피로
연명하면서 너나없이 찢어지게도 가난하게 살았던 지난 시절,
초가삼간 처갓집을 엄동설한에 찾아간다면 문안은커녕 걱정만
끼치게 되었을 테니, 어려운 형편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었던 것 같다.

신부의 부케 같은 미나리 꽃이 하얗게 피어있다.
옛날 여름철 처부모 생신 날이면 찾아가 뵙던 처가였는데
이젠 미나리 꽃이 피었어도 다시 찾아갈 수 없게 되어 무척 안타깝다.
장인장모님이 그립다.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18. 10. 21.  전체글: 1739  방문수: 932257
진안문학
알림 박병순 시 모음 22 편 양력*김용호2017.02.06.*
알림 진안예찬 학생 백일장대회 글 모음*김용호2016.12.16.*
알림 진안문학 회원 활동상황
*김용호2016.08.12.*
알림 진안 문협 지부장 김재환 전근표 이취임식*김용호2015.02.08.*
알림 11회 진안문학상 이현옥 /공로상 허소라, 이운룡, 허호석*김용호2014.12.09.*
알림 김재환 수필가 예술문학상 선정
*김용호2014.02.12.*
알림 진안문학상에 수필가 이용미 씨의 '그 사람'수상*김용호2013.12.11.*
알림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연혁*김용호2013.10.15.*
알림 진안문인협회 회원 주소록*김용호2013.06.21.*
1737 바다 위를 가르는 해상케이블카 임두환김용호2018.10.16.1
1736 서예전시회에 참여하고서 윤재석김용호2018.10.16.1
1735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임두환김용호2018.10.04.2
1734 농부 김수열김용호2018.09.29.1
1733 선행 김수열김용호2018.09.29.1
1732 겨울나무의 지혜 김수열김용호2018.09.29.1
1731 추석의 맛 송편과 신도주 임두환김용호2018.09.23.1
1730 고추잠자리 이점순김용호2018.09.07.1
1729 곡두 이점순김용호2018.09.07.1
1728 길 이점순김용호2018.09.07.1
1727 꼭두서니 이점순김용호2018.09.07.1
1726 낮닭 이점순김용호2018.09.07.1
1725 빛의 언어 김수열김용호2018.09.07.1
1724 수신 김수열김용호2018.09.07.1
1723 움켜쥔 손 김수열김용호2018.09.07.1
1722 이끼의 내력 김수열김용호2018.09.07.1
1721 요양병원 김수열김용호2018.09.07.1
1720 효자 태풍 솔릭 임두환김용호2018.09.05.1
1719 나를 다듬어 가는 일 김수열김용호2018.09.01.1
1718 내면 김수열김용호2018.09.01.1
1717 팽이 김수열김용호2018.09.01.1
1716 빨치산 윤재석김용호2018.09.01.1
1715 기록 경신에 나선 더위 윤재석김용호2018.09.01.1
1714 충비 (忠婢) 이난향의 정려에서 윤재석김용호2018.08.26.1
1713 미나리 꽃이 피었는데도 신팔복김용호2018.08.26.1
1712 호박아 고맙다 윤재석김용호2018.08.17.1
1711 111년만의 폭염 특보 임두환김용호2018.08.17.1
1710 사다리 윤재석김용호2018.08.05.1
1709 계곡이 좋다 신팔복김용호2018.08.05.1
1708 아침을 여는 사람들 윤재석김용호2018.07.22.1
1707 모악산에 오르니 신필복김용호2018.07.22.1
1706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 (2) 임두환김용호2018.07.22.1
1705 추억의 시냇가 윤재석김용호2018.07.12.2
1704 무논에서 풀을 뽑으며 신팔복김용호2018.07.12.1
1703 비밀번호시대 윤재석김용호2018.07.06.1
1702 백세시대를 준비하며 윤재석김용호2018.07.06.1
1701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 임두환김용호2018.07.06.1
1700 지팡이 임두환김용호2018.06.05.2
1699 그 예언이 실현될 것 같아서 신팔복김용호2018.06.05.2
1698 역사의 길을 찾아 나서다 윤재석김용호2018.05.27.8
1697 좋고 타령 박희종김용호2018.05.27.8
1696 모내래시장 신팔복김용호2018.05.25.8
1695 평화와 번영 통일로 가는 길 윤재석김용호2018.05.25.8
1694 제비야 제비야 윤재석김용호2018.05.09.18
1693 봄 찾아 달려간 순천 신팔복김용호2018.05.09.9
1692 칠판 앞에서 생긴 일 윤재석김용호2018.04.27.16
1691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임두환김용호2018.04.27.16
1690 J 표 국수 윤재석김용호2018.04.13.20
1689 여수 백야도(白也島) 신팔복김용호2018.04.13.13
1688 어릴 적 모두가 그렇듯 정재영김용호2018.04.01.20
1687 외길 정재영김용호2018.04.01.11
1686 날개 돋던 하루 이점순김용호2018.04.01.21
1685 카네이션 이점순김용호2018.04.01.24
1684 다름으로 만남 인연들 김수열김용호2018.04.01.18
1683 봄비 김수열김용호2018.04.01.18
1682 4월이 오면 윤재석김용호2018.03.27.18
1681 지게꾼에서 택배회사로 윤재석김용호2018.03.27.21
1680 술 이야기 2 신팔복김용호2018.03.27.15
1679 술 이야기 3 신팔복김용호2018.03.27.22
1678 분원의 소묘 정재영김용호2018.03.25.14
1677 選擇과 評價 정재영김용호2018.03.25.17
1676 술 이야기 1 신팔복김용호2018.03.25.23
1675 사립문 윤재석김용호2018.03.25.15
1674 오늘 이점순김용호2018.03.25.19
1673 작은 숲 이점순김용호2018.03.25.17
1672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 김수열김용호2018.03.25.19
1671 시간이 없습니다 김수열김용호2018.03.25.16
1670 우정을 위하여 김용호김용호2018.03.25.19
1669 우리 둘 사이 김용호김용호2018.03.25.19
1668 삶은 기다림인가 윤재석김용호2018.03.21.23
1667 못줄 없는 모내기 신팔복김용호2018.03.21.19
1666 감동의 드라마 컬링 임두환김용호2018.03.21.15
1665 잠들지 못하는 나무 이점순김용호2018.03.21.18
1664 담 이점순김용호2018.03.21.21
1663 구도 구연배김용호2018.03.21.19
1662 금잔화 구연배김용호2018.03.21.20
1661 봄이 오는 길에서 정재영김용호2018.03.21.18
1660 만남 그리고 작별 정재영김용호2018.03.21.20
1659 사라지는 택호(宅號) 신팔복김용호2018.03.17.20
1658 저울의 원리 윤재석김용호2018.03.17.18
1657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 안면도 임두환김용호2018.03.17.25
1656 그대가 되기 위해 김용호김용호2018.03.06.23
1655 이 그리움 김용호김용호2018.03.06.20
1654 꽃물 이점순김용호2018.03.06.20
1653 촛불 이점순김용호2018.03.06.23
1652 꽃잎에게 정재영김용호2018.03.06.27
1651 어떤 소묘 정재영김용호2018.03.06.21
1650 지팡이 김수열김용호2018.03.06.23
1649 날마다 전쟁터인데 김수열김용호2018.03.06.24
1648 꽃바람 구연배김용호2018.03.06.23
1647 진달래 구연배김용호2018.03.06.20
1646 백수가 된 우체통 신팔복김용호2018.02.09.26
1645 복사꽃 향기 신팔복김용호2018.02.09.31
1644 카투사 임두환김용호2018.02.09.22
1643 봄날의 성묘 윤재석김용호2018.02.09.26
1642 봄이 오는 소리 윤재석김용호2018.02.09.18
1641 평설/꿈과 소망의 불씨로 남은 시편들 허호석김용호2018.02.09.20
1640 애상 김용호김용호2018.02.03.26
1639 혼자 있을 때 김용호김용호2018.02.03.27
1638 살면서 김용호김용호2018.02.03.25
RELOAD WRITE
1 [2] [3] [4] [5] [6] [7] [8] [9] [10]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