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문학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ADMIN 2019. 02. 24.
 모악산에 오르니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7.22. 15:27:26   추천: 3   글쓴이IP: 125.139.13.62
진안문학: 신필복

모악산에 오르니

신필복

장맛비가 소강상태다.
아파트 창문 너머로 보이는 모악산이 또렷하다.
하늘엔 옅은 구름만 끼어있다.
오늘은 중국발 황사도, 미세먼지도 보이지 않는다.
불쑥 산에 가고 싶었다.
혼자 가는 산행은 조금 심심하긴 해도 품어주는 자연이 있어 외롭지는 않다.
모악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완주 9경 중 세 번째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전주시민이 누구나 쉽게 찾아가는 산이다.
요즘은 소문을 듣고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등산회원들도 많다.

터벅터벅 산을 오르는데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 날씨가 더워서도 그렇지만 토요일이라 새벽등산을 즐긴 것 같다.
하산하는 발걸음은 경쾌해 보였다.
서로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명랑하게 들린다.
그들은 토끼같이 빠르게 내려가고 나는 거북이처럼 느리게 올라간다.
길을 따라 오를수록 숲이 좋다.
그늘을 펼쳐주는 우뚝한 나무들이 오늘따라 무척 고맙다.
나무다리를 건너 지팡이를 짚고 서서 가쁜 숨을 골랐다.
얼굴에도, 목덜미에도 땀이 주르륵 흘렀다.
수건을 꺼내 땀을 닦았다.
가슴 속 심장이 쿵쾅쿵쾅 요동을 쳤다.
달리기 시합을 하고 듣던 박동과 같다.
혈관을 청소하는 맥놀이도 빠르다.
노폐물을 말끔히 씻어주는 것 같다.
혈액을 따라 풍부한 산소와 신선한 음이온이 뼛속까지 전달되는 기분이다.

골짜기를 타고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무척 시원해 보인다.
바위에 부딪혀 작은 폭포를 만든다.
‘좔좔’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는 물은 웅덩이에 고여 작은 물고기를 품었다.
‘물 만난 고기’라더니 천방지축으로 신나게 논다.
노련한 잠수부들이다.
물고기처럼 풍덩 빠져보고 싶었다.
손등에 물을 끼얹으니 얼음처럼 차다.
이 물은 부딪치고 깨지고, 흩어지고 모여서 만경강을 거쳐 서해로
도도하게 흘러든다.
바다를 즐기고 파도를 즐기다가, 태양의 펌프작용으로 하늘로 솟아
다시 비구름이 되어 지상으로 떨어진다.
연어가 고향을 찾듯 이곳으로 내려 모악산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 주었으면 좋겠다.
가파른 산비탈을 힘겹게 걸어 올라와 쉼터에 앉았다.
배낭을 열고 과일을 꺼내는 사람, 사탕을 먹는 사람들이다.
나도 물을 마시고 사탕을 입에 넣었다. 혀끝이 달콤하다.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나무 사이로 새가 난다. 평생을 함께 지내는 단짝인 것 같다.
쫓고 쫓기듯 날아서 큰 소나무 가지에 앉는다.
오래도록 이곳을 지켜온 붉은 소나무다.
낙락장송은 우리의 금수강산을 지켜왔다.
동산에 우뚝한 소나무는 시인 묵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늘 푸르고 고고한 소나무의 자태는 선비의 표상이다.
고산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소나무를 노래했고, 추사 김정희는
세한도에 소나무를 그렸다. 눈 쌓인 날 더욱 찬사를 받게 되는 게
소나무 아니던가?
금강산의 미인송이 눈에 삼삼하다.

수왕사에서 합장하고 약수를 마셨다.
갈증이 풀리며 속이 시원해졌다.
경각산과 구름에 어우러진 구이저수지가 나뭇가지 끝으로 얼굴을 내민다.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놀러 왔던 저수지다.
그땐 어찌나 커 보였던지, 정말 놀랐었다.
낚시꾼도 많았던 저수지였다.
또다시 계단을 걸었다.
드디어 텔레비전 중계탑 아래, 해발 793.5m 정상에 올랐다.
눈 아래 쫙 펼쳐진 나무들이 습기에 젖은 듯 조용하다.
비단길 능선을 따라 전주 시내가 펼쳐져 보이는데 내가 사는
인후동 삼호아파트는 찾을 수가 없다.
가까운 평화동 꽃밭정이는 공작용품을 세운 듯 아파트 숲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꿈의 보금자리다.

지금껏 30여 차례 넘게 올라온 모악산이다.
봄에는 봄대로 좋고, 가을엔 가을대로 좋다.
무더운 여름이나 눈 내리는 겨울에도 언제나 포근하게 감싸주는 산이다.
사철 아름답게 느껴지는 모악산은 언제나 나에게 삶의 활력을 준다.
나는 모악산이 좋다.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19. 02. 24.  전체글: 1959  방문수: 959480
진안문학
알림 박병순 시 모음 22 편 양력*김용호2017.02.06.*
알림 진안예찬 학생 백일장대회 글 모음*김용호2016.12.16.*
알림 진안문학 회원 활동상황
*김용호2016.08.12.*
알림 진안 문협 지부장 김재환 전근표 이취임식*김용호2015.02.08.*
알림 11회 진안문학상 이현옥 /공로상 허소라, 이운룡, 허호석*김용호2014.12.09.*
알림 김재환 수필가 예술문학상 선정
*김용호2014.02.12.*
알림 진안문학상에 수필가 이용미 씨의 '그 사람'수상*김용호2013.12.11.*
알림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연혁*김용호2013.10.15.*
알림 진안문인협회 회원 주소록*김용호2013.06.21.*
1737 아등바등 살아온 삶도 김용호김용호2019.02.03.3
1736 잊을 수만 있다면 김용호김용호2019.02.03.1
1735 파도는 바다를 친다 전근표김용호2019.02.03.1
1734 큰 별을 바라보며 전근표김용호2019.02.03.1
1733 풀 이점순김용호2019.02.03.1
1732 창 이점순김용호2019.02.03.1
1731 나무 이야기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730 가까이 더 가까이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729 추신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728 고향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727 그리움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726 밤비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725 마이산의 겨울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24 상고대와 눈꽃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23 빛과 그림자는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22 삶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21 건널 목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20 우리의 마음속에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19 마이골 할머니 장터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718 카네이션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717 풍경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716 몽돌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715 사막의 도시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714 세월을 품다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713 나를 그리워하다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712 마지막 날까지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711 탑 그림자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710 구봉산에 왔다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709 별것 아닌 행복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708 진안 장날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707 생의 엔진음 이운룡김용호2019.01.27.1
1706 작은 행복 이운룡김용호2019.01.27.1
1705 동행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704 나비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703 이봐요 마이산이 하는 말 들리나요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702 아름다운 동향 성진명김용호2019.01.27.1
1701 매미 또는 전파 성진명김용호2019.01.27.1
1700 1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699 2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698 3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697 고요한 기쁨 김예성김용호2019.01.27.1
1696 진안예찬 김예성김용호2019.01.27.1
1695 꿈일지라도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694 술 한잔하자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693 저 무리 따라가고 싶네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692 용담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91 새벽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90 화분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89 인연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88 배신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87 세월은 공평하다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86 인생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85 적폐 세력 잔당들의 청소는 언제쯤일까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84 사라진 추억 칼바위의 유감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83 세월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682 할 일 없으니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681 뫔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680 후회 없는 인생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679 아름다운 마무리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678 6백 년 역사 용담향교 이용미김용호2019.01.27.1
1677 물 위에 쓴 편지 이용미김용호2019.01.27.1
1676 길라잡이 남궁선순김용호2019.01.27.1
1675 난향비蘭香碑 김재환김용호2019.01.27.2
1674 카마수트라(kamasutra) 김재환김용호2019.01.27.1
1673 가을 명상 송영수김용호2019.01.27.1
1672 디지털시대의 산골생활 노덕임김용호2019.01.27.1
1671 낭랑 18세의 문학기행 노덕임김용호2019.01.27.1
1670 돼지고기 비계와 곤달걀 윤일호김용호2019.01.27.1
1669 진안 고원길 가는 길 이상훈김용호2019.01.27.1
1668 봄을 찾은 진안고원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667 침묵이 그리운 세상 임두환김용호2019.01.27.2
1666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1 김자향김용호2019.01.27.1
1665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2 김자향김용호2019.01.27.1
1664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3 김자향김용호2019.01.27.1
1663 고향 느티나무 아래 서동안김용호2019.01.27.1
1662 아름다운 휴식 서동안김용호2019.01.27.1
1661 산나리 꽃 서동안김용호2019.01.27.1
1660 마이산 송기호김용호2019.01.27.1
1659 내리사랑 송기호김용호2019.01.27.1
1658 가을안단테 이현옥김용호2019.01.27.1
1657 날개 이현옥김용호2019.01.27.1
1656 무릉리 여행 이정우김용호2019.01.27.1
1655 물속에 심은 고향 이정우김용호2019.01.27.1
1654 사월 초파일 이정우김용호2019.01.27.1
1653 마이산 한숙자김용호2019.01.27.1
1652 기다림 한숙자김용호2019.01.27.1
1651 고운 님 한숙자김용호2019.01.27.1
1650 동창리 자벌레 전병윤김용호2019.01.27.1
1649 분홍빛 함정 전병윤김용호2019.01.27.1
1648 바다의 언어 전병윤김용호2019.01.27.1
1647 정 깊은 소리 박부산김용호2019.01.27.1
1646 어느 날 수첩 박부산김용호2019.01.27.1
1645 사춘기 동창생 박부산김용호2019.01.27.1
1644 마이동천 문대선김용호2019.01.27.1
1643 전설이 시작되는 곳 문대선김용호2019.01.27.1
1642 꿈이 시작되는 곳 문대선김용호2019.01.27.1
1641 옹달샘 거울 하나 강만영김용호2019.01.27.1
1640 하얀 민들레 강만영김용호2019.01.27.1
1639 봄을 맞이해야지 김용호김용호2019.01.27.1
1638 상현달 전근표김용호2019.01.27.1
RELOAD WRITE
1 [2] [3] [4] [5] [6] [7] [8] [9] [10]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