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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 (2)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7.22. 15:26:47   추천: 1   글쓴이IP: 125.139.13.62
진안문학: 임두환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 (2)

KT&G동우회 전주지부, 경주수련회 참석기

임두환

수련회 둘째 날이었다. 경주는 천년의 고도답게 가는 곳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했고, 깔끔하게 단장된 유적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1975년도부터 도시환경미화에 힘을 기울였다는 경주시내는
기와집과 더불어 한 폭의 그림이었다.

우리 일행이 첫 번째로 들른 곳은 교동한옥마을이었다.
마을 위쪽에는 경주향교와 최부잣집생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 향교는 신라 신문왕 2년(682)에 국학(國學)이 설치되어 많은
유학자를 배출했던 곳이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91호로 지정되어 있는 경주향교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18현(十八賢)이 모셔져있었다.
경학지존인 설총과 문학지존인 최치원을 비롯하여 이황, 이이,
김굉필, 이언적, 조광조, 김집, 송시열 등의 위패를 봉안하고
봄 ? 가을에 석전제(釋奠祭)를 올린다고 했다.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만석꾼 최부잣집생가였다.
부자가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최부잣집은 엄청난 재산을 모으고도 12대 300년간을
지속할 수 있었다.
최부잣집의 가문을 지켜왔던 육언(六言)은 너무나 유명하다.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
둘째: 재산은 만석 이상 모으지 말라.
셋째: 과객(過客)을 후하게 대접하라.
넷째: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말라.
다섯째: 최씨 가문의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여섯째: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이렇게 칭송받으며 재산을
오래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최부잣집으로 12대를 이어온 최준 선생은 마지막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였다.
이는 교육에 뜻을 두고 전 재산을 영남대학교의 전신인
대구대학에 기부했다.
최준 선생은 마지막으로

"나라가 독립되었으니 근심이 없고, 만석꾼의 재산도 없어졌으니
도둑 걱정도 없다.
앞으로 대문을 활짝 열어두라!"

했다니, 그 얼마나 훌륭한 분인가? 마지막 후손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가 궁금했다.
최준 선생의 아들 최염(76)은 경주최씨종친회 명예회장이고,
그의 장남 최성길(48)은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로 있었다.
어느 신문기자가 최성길 판사를 찾아가 질문을 던졌다.
최부잣집 가훈에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말라.”고 돼있는데, 판사님은
가훈을 어긴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잠깐 머뭇거리다가 하는 말이

“가문 시효 소멸(家門 時效 消滅)”

이라고 했단다. 얼마나 간단명료한 답변인가! 최부잣집이라는
명성은 할아버지 대(代)에서 끝났고, 후손들은 평범하게 살고 있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항상 남에게 베풀고 겸손의 미덕을 전하려 했던 최부잣집의
전통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남겼다.

다음에는 국보 31호 첨성대였다.
내가 경주에 여러 차례 들렀지만 첨성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첨성대는 신라 최초의 여왕이자 27대 왕이었던 선덕여왕
[본명: 김만덕] 때 만들어진 천문관측대이다.
화강석을 가공하여 조성한 기단(基壇)에 27단의 석단(石段)을
원통형의 곡선으로 쌓아 올렸다.
밑변의 지름이 5.17m, 높이가 9.4m, 지대석(地帶石) 한 변의
길이가 5.35m이다.
약 1,400여 년 전에 설치됐는데도 원형그대로였다.
최근 경주 지진여파에 첨성대가 기울었다고 하나 그건 풍문이었다.
옛날부터 북쪽방향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는 해설사의 답변이다.
동양에서는 최초로 방향, 별자리, 기후변화를 측정했던 곳이라 하니,
선조들의 통찰력과 혜안(慧眼)에 가슴 뿌듯했다.

그 다음으로 들른 곳은 신라시대 무덤 중 제일 아름답게 꾸며졌다는
괘릉(掛陵)이었다. 38대 원성왕묘소로 원래는 절터였는데 능을
모시다보니 밑바닥에 물이 흘렀다고 한다.
물에 젖지 않도록 관을 걸어 놓았다 해서, 걸 괘(掛)자를 붙여
괘릉이라 불렀다는 이야기이다.
괘릉은 석인상(石人像)으로 유명하다.
왼쪽에는 무인상, 오른쪽은 문인상, 앞쪽에는 중국인과 아리비아인도
세워져 있다.
천마총에도 아라비아에서 만든 유리가 출토되었다고 하니,
그 당시 서구와의 무역이 활발했음을 짐작케 했다.
둘레석에도 십이지신상이 온전하게 보존돼 있어 천년의 세월이
무색함을 느꼈다.
십이지신상은 5세기 이전에는 능 안에 설치됐으나 그 이후로는
능밖에 설치했다는 사실과 능(陵)과 총(塚), 묘(墓)를 구분하는데 있어서
능(陵)은 왕이나 왕비의 것으로 확인된 곳, 총(塚)은 누구의 것인지
확인할 수 없으나 유물이 출토된 곳, 묘(墓)는 신하들의
무덤임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코스로는 월정교였다.
이곳은 남산에서 궁궐이 있던 월성을 잇는 다리였다.
신라 때 최고의 로맨스(romance)였던 원효와 요석공주의
사랑이야기가 전설로 남은 1,300년 전의 모습을 토대로 2018년 2월1일에
복원 개통되었다. 길이 66m, 폭 9m, 높이 8m로 누각이 달린
월정교는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경주시내에서 야경(夜景)을 꼽는다면 단연코 안압지와 월정교를 추천하리라.

경주에는 월성을 중심으로 서천, 남천, 북천이 흐르고 있다.
신라가 서라벌에서 1,000여 년 동안 도읍지를 옮기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는 물이 풍부하여 농사짓기가 편리했기 때문이란다.
호남을 토대로 융성했던 백제가 삼국통일을 이루었다면 찬란했던
백제문화가 전 세계에 빛을 발했으려니 싶으니, 나도 모르게
야릇함이 느껴졌다.

이렇게 하여 6월 26일 28일까지 2박3일간의 KT&G경주수련회를 마쳤다.
모두들 아쉬웠지만 이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퇴직사원들을 따뜻하게 배려해준 KT&G 임직원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KT&G경주수련관을 또다시 찾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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