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문학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ADMIN 2019. 04. 22.
 모내래시장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5.25. 21:16:14   추천: 9   글쓴이IP: 175.202.95.91
진안문학: 신팔복

모내래시장

신팔복

멋과 맛의 고장인 전주는 66만 시민이 사는 도시다.
선비의 기품을 이어받아 문향과 예술이 발달한 고장이다.
주변의 너른 평야는 풍족한 생활을 만들어주고, 넉넉한 인심과
서두르지 않는 성품의 전주 사람들은 조상의 전통문화도
잘 이어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한옥도 훌륭히 보존하고 있어
체험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모여든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시장이 있기 마련이다.
전주에는 5대 시장이 있다.
전주부성의 정문인 풍남문 앞쪽에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남부시장이 있고,
태평동의 중앙시장, 경원동의 동부시장, 인후동의 모래내시장,
효자동의 서부시장이 그것이다.
나는 안골에서 가까운 모래내시장을 자주 간다.
모래내는 기린봉 북쪽으로 흐르는 실개천이 도매다리와 작은 모래내를 거쳐
모래내다리, 진밭다리로 이어지면서 유속이 느려 모래가 많이
쌓인다고 하여 붙여진 토박이 이름이다.
모래내는 건산천으로 노송천을 품고 전주천과 합류한다.
전주시 동부권의 개발로 안덕원로 4차선이 만들어진 뒤
교통난 해소를 위해 하천을 덮어 지금은 모래와 다리는
볼 수 없고 이름만 남았다.

모래내시장에 가면 생필품과 먹을거리가 푸짐하다.
옷가게, 신발가게, 생선가게, 튀김집, 만두집, 떡집 등, 가게마다
친절하게 손님을 맞고 있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미로 같은 여러 갈래의 골목길로 이어진다.
한두 평 되는 빼곡한 가게들이 물건들로 가득하다.
손님이 찾아오면 얼른 나와서 반긴다.
물건을 내보이며 웃음 띤 얼굴에 상냥한 말씨다.
손님도 좀 더 나은 물건을 사려고 요리조리 살펴보며 흥정한다.
주인은 깎아주기도 하고 덤도 주며 다시 찾아 주기를 바란다.

나는 친구들과 시장 안에 있는 술집을 많이 갔었다.
장보기가 쉬워서 그런지 항상 푸짐한 안주가 한 상 가득 차려지고,
펄펄 끓는 시래기 국물이 입맛을 돋우어 주어 좋았다.
등산을 하고 올 때면 순댓집을 찾아가 국밥 한 그릇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면 어느새 몸의 피로가 확 풀린다.
아주머니가 단골손님처럼 반갑게 맞아줄 때면 더욱 좋다.

아내도 즐겨 모래내시장을 이용한다.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반찬거리가 맘에 들거나 새로운 먹을거리가
있을 때면 양손 가득 사들고 온다.
명절이나 제사에 쓸 음식은 거의 이곳에서 준비한다.
오늘은 물건도 많이 들어왔다.
길옆 채소가게엔 빛 고운 무와 배추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마늘, 고추, 양파도 무더기로 쌓여있다.
벌써 나온 햇고구마가 감자와 호박 상자를 비집고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거리엔 많은 노점상이 있다. 농가에서 직접 가꾼 농산물이 대부분이다.
무와 배추는 물론 파, 부추, 오이, 가지, 깻잎, 생강, 호박, 도라지,
풋고추 등을 작은 소쿠리에 담아 보자기 위에 펼쳐 놓고 팔고 있다.
단호박을 파는 할머니는 전대(纏帶)를 꺼내더니 천 원짜리
한 묶음을 세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한 번씩 쳐다본다.
이마에 주름은 많아도 입가엔 미소가 흐른다.
오늘은 장사가 잘 된 모양이다.
아마도 이번 추석에 손자가 내려오면 용돈을 주려고 챙기는 것 같다.
‘오징어 8마리 만원, 싱싱한 갈치 2마리가 만원, 토종닭 3마리 만원,’ 하고
가게에서 외치는 확성기 소리가 거리로 퍼진다.

생산지도 여러 곳이다. 백구 포도, 비봉 토마토, 진안 복숭아,
장수 사과가 나와 있다.
성주 참외, 철원 단호박, 나주 풋고추도 찾아왔다.
생선가게엔 동해의 오징어, 북태평양의 명태, 칠레산 홍어도 가득하니
이들은 분명 예향의 전주가 맛의 고장임을 알고 찾아온 것 같다.
누구 집 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지 궁금해진다.

늦은 시간에 싸구려를 사러 오는 사람도 있다.
저녁이 훨씬 넘어서 장사도 끝난다.
쪽파 한 단에 5천 원씩 판 고산 할머니, 고들빼기를 3천 원씩에 팔고 가는
소양 할머니도 빈 자루를 들고 마지막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사해서 많이 벌었겠네요?’ 하고 조심스럽게 묻는 내 말에
‘하루 3만 원을 벌면 잘 번다.’ 고 한다.
오늘의 일당은 했나 보다. 허리를 수그리고 버스를 타러 가는 할머니의
모습 뒤로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할아버지의 주름진 얼굴이 그려진다.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19. 04. 22.  전체글: 1969  방문수: 963141
진안문학
알림 박병순 시 모음 22 편 양력*김용호2017.02.06.*
알림 진안예찬 학생 백일장대회 글 모음*김용호2016.12.16.*
알림 진안문학 회원 활동상황
*김용호2016.08.12.*
알림 진안 문협 지부장 김재환 전근표 이취임식*김용호2015.02.08.*
알림 11회 진안문학상 이현옥 /공로상 허소라, 이운룡, 허호석*김용호2014.12.09.*
알림 김재환 수필가 예술문학상 선정
*김용호2014.02.12.*
알림 진안문학상에 수필가 이용미 씨의 '그 사람'수상*김용호2013.12.11.*
알림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연혁*김용호2013.10.15.*
알림 진안문인협회 회원 주소록*김용호2013.06.21.*
1739 민들레꽃 김용호김용호2019.03.13.3
1738 낚시 김수열김용호2019.03.13.2
1737 더하기 빼기 그리고 이점순김용호2019.03.13.2
1736 달팽이 이점순김용호2019.03.13.2
1735 진달래꽃 피던 날 김용호김용호2019.03.05.3
1734 사랑 할 때 김용호김용호2019.03.03.2
1733 3월 김용호김용호2019.03.03.2
1732 슬픈 날 김용호김용호2019.02.24.2
1731 이렇게 좋은 봄날 김용호김용호2019.02.24.2
1730 나의 삶은 김용호김용호2019.02.24.2
1729 아등바등 살아온 삶도 김용호김용호2019.02.03.4
1728 잊을 수만 있다면 김용호김용호2019.02.03.2
1727 파도는 바다를 친다 전근표김용호2019.02.03.1
1726 큰 별을 바라보며 전근표김용호2019.02.03.2
1725 풀 이점순김용호2019.02.03.1
1724 창 이점순김용호2019.02.03.1
1723 나무 이야기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722 가까이 더 가까이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721 추신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720 고향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719 그리움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718 밤비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717 마이산의 겨울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16 상고대와 눈꽃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15 빛과 그림자는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14 삶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13 건널 목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12 우리의 마음속에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711 마이골 할머니 장터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710 카네이션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709 풍경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708 몽돌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707 사막의 도시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706 세월을 품다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705 나를 그리워하다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704 마지막 날까지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703 탑 그림자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702 구봉산에 왔다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701 별것 아닌 행복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700 진안 장날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699 생의 엔진음 이운룡김용호2019.01.27.1
1698 작은 행복 이운룡김용호2019.01.27.1
1697 동행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696 나비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695 이봐요 마이산이 하는 말 들리나요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694 아름다운 동향 성진명김용호2019.01.27.1
1693 매미 또는 전파 성진명김용호2019.01.27.1
1692 1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691 2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690 3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689 고요한 기쁨 김예성김용호2019.01.27.1
1688 진안예찬 김예성김용호2019.01.27.1
1687 꿈일지라도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686 술 한잔하자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685 저 무리 따라가고 싶네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684 용담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83 새벽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82 화분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81 인연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80 배신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79 세월은 공평하다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78 인생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77 적폐 세력 잔당들의 청소는 언제쯤일까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76 사라진 추억 칼바위의 유감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75 세월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674 할 일 없으니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673 뫔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672 후회 없는 인생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671 아름다운 마무리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670 6백 년 역사 용담향교 이용미김용호2019.01.27.1
1669 물 위에 쓴 편지 이용미김용호2019.01.27.1
1668 길라잡이 남궁선순김용호2019.01.27.1
1667 난향비蘭香碑 김재환김용호2019.01.27.2
1666 카마수트라(kamasutra) 김재환김용호2019.01.27.1
1665 가을 명상 송영수김용호2019.01.27.1
1664 디지털시대의 산골생활 노덕임김용호2019.01.27.1
1663 낭랑 18세의 문학기행 노덕임김용호2019.01.27.1
1662 돼지고기 비계와 곤달걀 윤일호김용호2019.01.27.1
1661 진안 고원길 가는 길 이상훈김용호2019.01.27.1
1660 봄을 찾은 진안고원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659 침묵이 그리운 세상 임두환김용호2019.01.27.2
1658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1 김자향김용호2019.01.27.1
1657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2 김자향김용호2019.01.27.1
1656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3 김자향김용호2019.01.27.1
1655 고향 느티나무 아래 서동안김용호2019.01.27.1
1654 아름다운 휴식 서동안김용호2019.01.27.1
1653 산나리 꽃 서동안김용호2019.01.27.1
1652 마이산 송기호김용호2019.01.27.1
1651 내리사랑 송기호김용호2019.01.27.1
1650 가을안단테 이현옥김용호2019.01.27.1
1649 날개 이현옥김용호2019.01.27.1
1648 무릉리 여행 이정우김용호2019.01.27.1
1647 물속에 심은 고향 이정우김용호2019.01.27.1
1646 사월 초파일 이정우김용호2019.01.27.1
1645 마이산 한숙자김용호2019.01.27.1
1644 기다림 한숙자김용호2019.01.27.1
1643 고운 님 한숙자김용호2019.01.27.1
1642 동창리 자벌레 전병윤김용호2019.01.27.1
1641 분홍빛 함정 전병윤김용호2019.01.27.1
1640 바다의 언어 전병윤김용호2019.01.27.1
RELOAD WRITE
1 [2] [3] [4] [5] [6] [7] [8] [9] [10]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