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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투사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2.09. 00:53:10   추천: 22   글쓴이IP: 175.202.95.40
진안문학: 임두환

카투사

임두환


카투사(KATUSA)는 ‘주한미군에서 복무하는 한국군’을 말한다.

입영을 앞둔 젊은이들은 대다수가 카투사로 군대생활을 하고 싶어 할 게다.

카투사로 선발되려면 만 19세 이상 26세 이하 고등학교졸업 이상으로
토익 600점과 현역 입영기준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나는 운運 좋게도 카투사로 제대를 했다.
산간오지 시골뜨기가 땡잡은 것이다.
논산훈련소에서 기초훈련 6주와 광주포병학교에서 주특기 교육이었던
측지교육을 마치고는 자대배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전방으로 배치될 것으로 생각하고 체념한 상태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가 미군부대 카투사로 특명을 받은 것이다.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터라 어안이 벙벙했다. 그
당시 카투사로 뽑힌다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였는데…….

나는 인천 에스컴[교육대]에서 2주 동안 카투사 기본교육을 받고
의정부에 있는 미1군단 76포대로 배치를 받았다.
8인치 자주포대였는데 한국 부대에 없는 유일한 특수포대였다.
난생 처음으로 침대생활에 양식과 커피를 마시며 미국 병사들과
생활을 같이 하다 보니, 완전히 딴 세상에 온 듯하였다.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미국 병사들과 트러블도 있었지만,
제대할 무렵에는 통역까지 맡아 했던 나였다.

미1군단 포사령부 영내에 76포대가 함께 하였다.
이곳에는 도서관 영화관 실내 오락관 실내체육관 야구장 등이 있어서
여가를 즐기는 데는 더할 나위 없었다.

이곳에서 운동을 하면서 오락과 함께 영화와 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나로서는 이런 기회가 없다싶어 짬이 날 때면 이곳을 자주 찾았다.
매주 토요일이면 미8군 쇼 위문 공연단이 포사령부를 찾아와
장병들을 위로했었다.
그 당시 미8군 쇼 출신 유명가수로는 패티김· 윤복희· 현미· 최희준·
최양숙 등이었고, 동백아가씨를 부른 가요계의
여왕 이미자도 미8군 쇼 출신이었다.

미군 부대의 하루일과는 오전 8시30분 아침점호와 함께 시작하여,
오후 5시30분이면 끝난다. 포대별 업무가 주어지면 포대장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했다.
일과를 하다보면 미군들과 트러블도 있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미군들은 주어진 시간에 맞추어 일을 끝내려 하지만,
카투사들은 일을 얼른 해치우고서 휴식을 취하려 했다.
어쩌다가 포대장 눈에 띠게 되면 카투사들을 용납하지 않았다.
카투사들은 능력이 있으니 또 다른 일을 하라고 하지 않는가.
이어령 수필집을 보면
‘알사탕 먹기’로 미국 사람과 한국 사람의 습성을 비유하고 있다.

“미국 사람은 사탕이 녹아져 없어질 때까지 오물오물 빨아먹지만,
한국 사람은 어느 정도 빨다가 참지 못하고 그냥 깨물어 먹는다.”

고. 지적했다. 한국 사람들의 조급증躁急症을 꼬집은 것이다.

미군 부대에도 군기軍紀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그건 모르는 말씀이다.
미군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군기다.
그네들은 업무처리를 하는데 있어서는 공公과 사私가 분명하다.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처리한다.
미군부대는 업무의 시작과 끝이 분명하다.
열심히 일하다가도 끝나는 시간이 되면 하던 일손을 멈춰버린다.
일과를 마치면 자정까지는 자유시간이다.
어느 곳에 있다가도 밤 12시까지는 침대에 누워있어야 했다.
당직사령이 베드체크를 하기 때문이었다.
그 시간 침대가 비어있으면 그 이튿날 가차없이 징계가 내려졌다.

미군들의 중징계는 계급 강등이고, 가벼운 징계는 외출정지다.
장교나 부사관이 중징계를 당하는 날이면 너무도 심각하다.
보직이 해임되고 연봉 피해가 막심했다.

사병도 예외일 수는 없다.
업무시간은 엄격하지만 자유시간에는 너무도 관대했다.
예例를 들자면, 휴식시간에 막사에서 병사들이 침대에 누워있는데
상관이 들어와 말을 건네는 데도 미군 병사는 개의치 않는다.
그냥 누워있는 채로 말대꾸를 해도 아무렇지 않은 듯, 잘 쉬라며
격려를 하고 나가지 않는가.
한국 부대 같았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리라.

카투사는 한국군과 미군과의 연합 전력증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풍습과 문화가 다른 그들에게 우리나라의 참 이미지를 심어주고,
각종 문화를 소개하면서, 상호 신뢰 구축에 기여한 바 크다.
나는 카투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다.
미력한 힘이었지만 카투사라는 긍지 하나로 미국 병사들에게
우리나라를 홍보하는데 앞장섰던 내 자신이 자부심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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