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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책방 모서리에 서다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2.03. 00:22:28   추천: 25   글쓴이IP: 175.202.95.212
진안문학: 이점순

헌책방 모서리에 서다

이점순

묵은 책 내음 같은 주인
TV에 눈을 달고 안중 없는 인사를 한다.
책방 왼쪽으로 건성 돌다
시인의 빙충맞은 윙크에 책장을 더듬는다.
뚝 넘어 색시 같은 웃음으로
노숙자의 노련한 손놀림으로
기억 밖의 할머니 모습으로 나를 보듬는다.
‘콩 쥐’는
지금도 쌀알을 고르고
‘술 권하는 사회’는
아직도 취해 있다.
‘-仁兄께’
절친한 누군가의 손에 쥐어졌을 ‘J교수’의 역작이
떨리는 손으로 나를 부른다.
콩고물 묻힌 떡 같은 책장을 창가에서 야금야금 먹는다.
늙은 선인장이
쾌쾌한 햇살아래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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