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문학
아이디
암호
회원가입   암호분실
ADMIN 2019. 03. 19.
 나를 설레게 한 검정운동화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8.01.30. 23:22:19   추천: 26   글쓴이IP: 175.202.95.212
진안문학: 윤재석

나를 설레게 한 검정운동화

윤재석

고무신을 신던 시절 누구나 한 번 신어보고 싶던 신발이 운동화다.
운동화, 얼마나 신고 싶었던 신발인가.
귀한 신발이어서 아무 때나 신는 신발이 아니었다.
설날이나 추석 명절에나 신었다.
집안 형편이 넉넉한 사람이 아니면 신기 어려웠던 신발이다.

신발은 인류 문명 발달의 척도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지금도 신발을 신지 않고 다니는 부족이 있다.
TV 연속극이나 풍속도를 보면 서민은 짚신을 신었지만.
양반은 가죽신발을 신었다.
짚신은 곧 서민의 신발이다.
먼 길을 떠나는 길손의 괴나리봇짐에는 어김없이 짚신이 매달려 있었다.
짚신은 쉬이 떨어지기에 길을 가다 바꿔 신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골에서는 나무하러 갈 때는 짚신을 신었다.
나도 시골서 짚신을 신어본 기억이 있다. 짚신이 보기보다
가볍고 발이 편했었다.

짚신에서 고무신 시대로 달라졌다.
내가 기억하는 것으로 군산 경성고무공장에서 나오는 만월滿月표
고무신이 생각난다.
익산의 천일고무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천天자표 고무신도 있었다.
우리 고장에서는 만월표 고무신이 대단한 인기였다.
그때는 최고의 신발이었다.
고무신의 색깔이 검은색에서 하얀색으로 바뀌어 흰 고무신이 나왔다.

고무신이 대중화되더니 그 다음에는 운동화가 나왔다.
처음에는 검정운동화였으나 그 뒤 파란 운동화도 나왔다.
고무신에 비하면 가격이 비싸 운동화 신기가 어려웠다.
가정 형편이 넉넉한 사람이라야 신을 수 있었다.
특별한 행사가 있어야 신는 신발이었다.
설날 신으라고 아버지께서 검정운동화를 사 오셨다.
밤이면 머리맡에 놓고 잠을 설친 일도 있다.
가끔 만져보고 신어 보기도 했다.
그 신발을 보면서 설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리던 때가 생각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여수 오동도로 수학여행을 갈 때도
검은색양복과 검정운동화를 사 오셨다.
새로 사 온 양복과 운동화를 보니 눈이 번쩍 뜨였다.
어찌나 좋은지 그 날 저녁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설날처럼 운동화를 만져보고 신어보고 방 한쪽에 소중히 잘 놓았다.
마음 설레게 하는 신발이었다.
이제 돌이켜 보면 철없이 좋아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운동화는 가볍고 참 편하다.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찰 때
이 신을 신고 차면 공이 멀리 나갔다.
고무신을 신고 공을 차면 공 따로 신발 따로 하늘 높이 솟구쳤다.
고무신만이 하늘 높이 날 때가 있었다.
고무신에서 발이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끈으로 신발을 동여매기도 했다.
운동화는 앞에 끈을 잘 졸라매면 운동화가 빠져나갈 염려가 없었다.
달음질할 때도 고무신은 헐떡거리지만 운동화는 이때도 진가를 더욱 발휘했다.

지금 내 운동화는 가까이 사는 아들 녀석이 가끔 사준다.
내 신발이 낡으면 “아버지, 운동화가 떨어지면 말씀하세요.
사 드릴게요.” 한다.
그러겠다고 대답은 하지만 어떻게 떨어질 때마다 말할 수 있겠는가.
아들이 나간 뒤 아내가 농담 삼아 말을 건넨다.

“당신 참 좋겠소! 말만하면 아들이 신발을 사 준다니.
그래서 아들 낳고 딸 낳으려고 하는 모양이지?”

나는 운동화를 신으면 발이 편해서 잘 신고 다닌다.
값비싼 운동화도 있지만 대체로 가격이 저렴한 쪽을 택한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좋다.
요즈음 상표가 있는 운동화는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십만 원을 훌쩍 넘는다.
옛날 어린 시절에 신던 검정 운동화가 비싼 신발이었다.
요즘엔 검정운동화를 보기 어렵다.
추억의 신발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하얀 운동화를 주로 신는다.
깨끗한 느낌이 들고 발도 편해서다.

신발의 변화는 인류 문화와 흐름을 반영한다.
짚신에서 고무신, 운동화로 변했다.
지금의 운동화는 멋을 부리는 시대로 변했다.
운동화의 기능이 다양해졌고, 색깔도 울긋불긋 천연색이다.
쓰임새에 따라 종류도 많다.
축구화, 육상화, 등산화, 농구화, 등 자기가 신고 싶은 신발을
마음대로 골라 신을 수 있다.
참 편한 세상이 되었다.
옛날보다 더 좋은 운동화를 신으면서도 검정 운동화를 신을 때보다
설레는 마음이 없다. 감정이 무디어졌나 보다.

검정운동화는 추억의 신발이다.
밤잠을 설치게 하던 그 신발. 공을 차거나 달리기할 때면 꼭 옆에 있던
검정운동화. 내 마음을 설레게 하던 검정운동화의 추억이 아련하다.

글쓴이:  암호:  댓글:  
LIST  VOTE MODIFY DELETE WRITE  





전체글 목록 2019. 03. 19.  전체글: 1969  방문수: 961196
진안문학
알림 박병순 시 모음 22 편 양력*김용호2017.02.06.*
알림 진안예찬 학생 백일장대회 글 모음*김용호2016.12.16.*
알림 진안문학 회원 활동상황
*김용호2016.08.12.*
알림 진안 문협 지부장 김재환 전근표 이취임식*김용호2015.02.08.*
알림 11회 진안문학상 이현옥 /공로상 허소라, 이운룡, 허호석*김용호2014.12.09.*
알림 김재환 수필가 예술문학상 선정
*김용호2014.02.12.*
알림 진안문학상에 수필가 이용미 씨의 '그 사람'수상*김용호2013.12.11.*
알림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연혁*김용호2013.10.15.*
알림 진안문인협회 회원 주소록*김용호2013.06.21.*
1702 민들레꽃 김용호김용호2019.03.13.3
1701 낚시 김수열김용호2019.03.13.2
1700 더하기 빼기 그리고 이점순김용호2019.03.13.2
1699 달팽이 이점순김용호2019.03.13.2
1698 진달래꽃 피던 날 김용호김용호2019.03.05.3
1697 사랑 할 때 김용호김용호2019.03.03.2
1696 3월 김용호김용호2019.03.03.2
1695 슬픈 날 김용호김용호2019.02.24.2
1694 이렇게 좋은 봄날 김용호김용호2019.02.24.2
1693 나의 삶은 김용호김용호2019.02.24.2
1692 아등바등 살아온 삶도 김용호김용호2019.02.03.4
1691 잊을 수만 있다면 김용호김용호2019.02.03.2
1690 파도는 바다를 친다 전근표김용호2019.02.03.1
1689 큰 별을 바라보며 전근표김용호2019.02.03.2
1688 풀 이점순김용호2019.02.03.1
1687 창 이점순김용호2019.02.03.1
1686 나무 이야기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685 가까이 더 가까이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684 추신 구연배김용호2019.01.27.2
1683 고향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682 그리움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681 밤비 김상영김용호2019.01.27.2
1680 마이산의 겨울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679 상고대와 눈꽃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678 빛과 그림자는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677 삶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676 건널 목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675 우리의 마음속에 김용호김용호2019.01.27.2
1674 마이골 할머니 장터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673 카네이션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672 풍경 이점순김용호2019.01.27.2
1671 몽돌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670 사막의 도시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669 세월을 품다 이필종김용호2019.01.27.2
1668 나를 그리워하다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667 마지막 날까지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666 탑 그림자 정재영김용호2019.01.27.1
1665 구봉산에 왔다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664 별것 아닌 행복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663 진안 장날 이병율김용호2019.01.27.1
1662 생의 엔진음 이운룡김용호2019.01.27.1
1661 작은 행복 이운룡김용호2019.01.27.1
1660 동행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659 나비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658 이봐요 마이산이 하는 말 들리나요 허호석김용호2019.01.27.1
1657 아름다운 동향 성진명김용호2019.01.27.1
1656 매미 또는 전파 성진명김용호2019.01.27.1
1655 1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654 2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653 3월 임우성김용호2019.01.27.1
1652 고요한 기쁨 김예성김용호2019.01.27.1
1651 진안예찬 김예성김용호2019.01.27.1
1650 꿈일지라도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649 술 한잔하자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648 저 무리 따라가고 싶네 이호율김용호2019.01.27.1
1647 용담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46 새벽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45 화분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44 인연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43 배신 이종천김용호2019.01.27.1
1642 세월은 공평하다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41 인생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40 적폐 세력 잔당들의 청소는 언제쯤일까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39 사라진 추억 칼바위의 유감 우덕희김용호2019.01.27.1
1638 세월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637 할 일 없으니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636 뫔 박희종김용호2019.01.27.1
1635 후회 없는 인생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634 아름다운 마무리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633 6백 년 역사 용담향교 이용미김용호2019.01.27.1
1632 물 위에 쓴 편지 이용미김용호2019.01.27.1
1631 길라잡이 남궁선순김용호2019.01.27.1
1630 난향비蘭香碑 김재환김용호2019.01.27.2
1629 카마수트라(kamasutra) 김재환김용호2019.01.27.1
1628 가을 명상 송영수김용호2019.01.27.1
1627 디지털시대의 산골생활 노덕임김용호2019.01.27.1
1626 낭랑 18세의 문학기행 노덕임김용호2019.01.27.1
1625 돼지고기 비계와 곤달걀 윤일호김용호2019.01.27.1
1624 진안 고원길 가는 길 이상훈김용호2019.01.27.1
1623 봄을 찾은 진안고원 임두환김용호2019.01.27.1
1622 침묵이 그리운 세상 임두환김용호2019.01.27.2
1621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1 김자향김용호2019.01.27.1
1620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2 김자향김용호2019.01.27.1
1619 가슴으로 보내는 편지 3 김자향김용호2019.01.27.1
1618 고향 느티나무 아래 서동안김용호2019.01.27.1
1617 아름다운 휴식 서동안김용호2019.01.27.1
1616 산나리 꽃 서동안김용호2019.01.27.1
1615 마이산 송기호김용호2019.01.27.1
1614 내리사랑 송기호김용호2019.01.27.1
1613 가을안단테 이현옥김용호2019.01.27.1
1612 날개 이현옥김용호2019.01.27.1
1611 무릉리 여행 이정우김용호2019.01.27.1
1610 물속에 심은 고향 이정우김용호2019.01.27.1
1609 사월 초파일 이정우김용호2019.01.27.1
1608 마이산 한숙자김용호2019.01.27.1
1607 기다림 한숙자김용호2019.01.27.1
1606 고운 님 한숙자김용호2019.01.27.1
1605 동창리 자벌레 전병윤김용호2019.01.27.1
1604 분홍빛 함정 전병윤김용호2019.01.27.1
1603 바다의 언어 전병윤김용호2019.01.27.1
RELOAD WRITE
1 [2] [3] [4] [5] [6] [7] [8] [9] [10]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