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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이유
김수열
요즘 들어
내가 사는 이유를 찾기도 어렵고 살아갈 이유도 모르겠다.
그냥 오늘이 있기에 사는 것이다.
얼마 전만 해도
살만한 이유가 있더니 그 이유마저 떠난 지 오래다.
삶의 체취가 없는 빈집
삶의 훈기가 없는 빈집,
삶의 터를 남겨둔 채 비어있는 빈집처럼
내 미음도 빈집이 되었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나,
언제 부터인가
빈집이 되어가는 나를 바라보면서
씁쓸히 저물어가는 노을을 바라보는 신세가 되었다.
꿈을 심고 가꾸던 마음 밭엔
어느새 빈집이 되어 버리고
온기 없는 쓸쓸함만 남는 휑한 몰골만 남는 빈집이 되었다.
집이라면 사람 사는 훈기가 있어야 한다.
닫힐 때 닫치고 열릴 때 열리는
사람 오가는 흔적이 있어야 한다.
가슴이 작아지는 것,
마음에 훈기가 마르는 것,
냉랭한 기운이 감도는 창문은 뜯어지고
집안은 어둠 컴컴하고 잡초만 무성히 자란
뜰과 텃밭 무언가 비워져 있는 그런 빈집이 되어간다.
그 빈집에 온기를 불어넣으려면
집은 너무 오래 비워두지 않아야 한다.
집은 너무 오래 비워두면 잡것이 든다.
내 마음에 집,
내 마음에 무엇이 빠졌을까?
쓰다만 잡동사니,
아무 쓸 것이 없는 잡동사니만 가득한
내 마음 집에 새 것이 들여놓아야 한다.
잡동사니는 버리고 알짠 것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살아갈 가치를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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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오늘을 사는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