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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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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날 전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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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7.12.30. 19:51:12 추천: 19 글쓴이IP: 211.38.24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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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문학: 허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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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전라도
허소라
봄이 오자 혼자 된 겨울이
비로소 전라도에 쭈그려 앉는다
아직도 등뼈 굽은 그대의 몸짓
그것은 차라리 알몸이다
그것은 어느 핸가 안쓰럽게 뽑히다 끊어진 칡뿌리,
그 뿌리가 물고 있는 하얀 피다 하얀 이빨이다.
봄이 오는 효자동 길목
그러나 시인 박봉우의 죽음 앞에
살아 있는 우리가 정신병자들이라고 분노하던
김중배의 조사 속에 봄은 주춤거리고
친구여, 우리가 역사의 방관자로 남아 있는 한
아직 푸르름이라 하지 말자
분단이 분단을 낳고 또 분단이 분단을 부르려는
지금
아직 푸르름이라 하지 말자
끊어진 칡뿌리에 토막 난 무우쪽에 새 움이 돋기 전엔
아직 푸르름이라 하지 말자
넋두리라 하지 말자
그러나 지금 기쁠 것도 서럴 것도 없는
전라도 허허벌판에 봄이 오고 있다
당당한 진군처럼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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