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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화를 배우며
윤재석
친구의 권유로 문인화를 공부할 기회를 만났다.
문인화는 선비들이 여가를 이용하여 취미로 그리는 그림이다.
문인화 공부를 한 번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수묵으로 하는 것이 서예와 같아 함께 취미생활을 하고 싶었다.
문인화와 서예를 하면서 자신을 수양하는 기회로 삼고 싶었다.
2004년 학생회관 문인화반에 수강신청을 하고 지도교수로부터
문인화 이론교육을 받았다.
먹물의 농담(濃淡), 필획의 강약(强弱), 필획의 비수(肥瘦), 구도, 등
붓은 한 번 대면 두 번 다시 개칠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론을 듣고 실제 그려보니 쉬운 것이 아니었다.
생각 따로 손 따로여서 마음먹은 대로 그려지지 않았다.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았다.
달라진 대목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이것을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러나 포기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멈추지 않고 그렸다.
문인화의 표현기법은 붓과 먹물을 주로 사용한다.
붓을 깨끗이 씻은 다음 먹물과 맑은 물을 혼합해 그 속에서 나오는
먹물로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대상을 표현한다.
이론에서 말한 먹물의 농담(濃淡), 강약(强弱), 비수(肥瘦)를
잘 맞추어야 표현하고자 하는 형상을 거침없이 나타낼 수 있었다.
문인화 기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무엇이든 그 사람의 노력에 달렸지만 먹물의 짙고 옅음만을
터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붓의 완급을 맞추어야 한다.
붓이 빠르게 지나야 할 부분은 빠르게, 느려야 할 곳은 느리게 해야
표현이 잘 된다.
붓에 힘을 줄 때 약하게 할 때가 있다.
먹물 양을 많이 할 때와 적게 할 때 등, 여러 가지의 기법을 익혀야 한다.
이는 내가 문인화를 익히는데 강의를 받은 요점들과 내가 경험한
기법들이다.
먹물의 농담, 강약, 완급, 비수 등, 기법과 실행이 하나로 되어야
거침없는 필획에서 살아 있고 힘 있는 작품이 나온다.
문인화는 사실보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표현 방법이 중요하다.
동양화는 주로 산수(山水)를 사실로 그려낸다.
주제는 모든 것이 다 될 수 있다. 문인화의 제재는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로서 군자의 고결함과 같다 하여 주가 되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금은 제재도 많아졌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 제재로 삼고 있다. 표현방법이 변했다.
수묵에서도 색을 쓰는 기법이 도입되었다.
작가들의 활발한 창작력에 힘입어 개성이 담긴 작품을 내놓고 있다.
전북 S 서예단체에 문인화를 출품하여 입선의 영광도 얻었다.
전시된 나의 그림을 보고 부끄러워 그림 앞에 설 수가 없었다.
다른 단체에 출품할 기회가 있으면 또 출품을 했다.
문인화단체에도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전북 지회전을 주관할 때가 있었다.
선배들의 도움과 동료들의 협조로 원활한 전시회를 했다.
‘발전하는 전시회 생각하는 전시회’가 되도록 노력했다.
전시회에 출품하려고 열심히 매화그림을 그렸다.
언제나 출품할 때면 부끄럽다.
항상 졸작을 면치 못한 까닭이다.
예술이란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문인화 작품에는 화제를 쓰고 낙관을 찍는다.
화제는 그림의 제목과 설명을 쓴다.
문인화는 선비가 여기(餘技)로 하는 그림이라 화제를 직접 지어서 썼다.
지금은 화제를 좋은 글귀나 그림에 적합한 글귀를 찾아서 쓰고 있다.
지금은 한글로 화제를 많이 쓴다.
매화를 그리면서 내 그림에 내가 지은 화제를 쓰고 싶었다.
화제는 대개 한시다.
내가 지은 한시로 화제를 썼다.
草堂早植 數株梅(초당조식 수주매) :
초당에 일찍이 두어 그루의 매화를 심었더니
春覺南枝 先自開(춘각남지 선자개) :
봄이 옴을 깨닫고 남쪽 가지부터 꽃이 피는 구나
天際游雲 塵世落(천제유운 진세락) :
하늘가 노니는 구름은 풍진 세상과 떨어졌고
窓前書榻 暗香來(창전서탑 암향래) :
창 앞글 쓰는 책상에는 그윽한 향이 오는 구나
이렇게 쓰고 낙관을 찍었다.
그림이나 화제 쓰기가 쉬운 일이 아니어서 부끄러운 마음뿐이다.
문인화는 절제와 함축의 표현이다.
화선지에 많은 획이 필요하지 않고, 될 수 있으면 점 과 선, 획을
적게 그려 넣어야 한다.
문인화는 우리나라 전통의 화법이기도 하다.
우리 것은 우리가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화선지를 펴 놓고 붓을 잡으면 세상의 모든 시름과 걱정을 잊는다.
나만의 세계가 된다.
문인화를 즐기며 나의 내면을 다스릴 기회로 삼으려 한다.
윤재석
대한문학으로 등단
대한문학작가회 회원
진안문인협회 회원
전북문인협회 회원
영호남수필문학회 회원
수필집 :〈삶은 기다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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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문인화를 배우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