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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섬 울릉도
꿈과 낭만이 서려있는 신비의 섬, 울릉도를 다시 찾은 지 25년만이다.
세월이 두 번 반은 변했다지만, 울릉도는 너무나 다른 세상으로
변해 있었다.
예전에 없던 해안 일주도로가 개설되었고, 독도박물관과 독도전망대,
봉래폭포와 도동 약수 관광지구는 또 다른 구경거리였다.
휘황찬란한 불빛아래 울릉도는 발 빠르게 약진하고 있었다.
내가 울릉도를 처음 찾았을 때는 1982년이었다.
몇 몇 동료들과 함께한 배낭여행이었다.
지금에야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경운기만 겨우 다닐 수 있던 오솔길이었다.
오솔길 따라 성인봉(984m)을 올라야 했고, 유람선으로 울릉도
비경을 맛보아야 했다.
이번 울릉도 여행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동쪽의 외로운 섬 독도와 울릉도에 해안 일주도로가
개설됐다고 해서였다.
울릉도는 행정구역상으로 경상북도 울릉군이었다.
울릉군은 1읍 2개면으로 상주인구는 약 8천명에 달했지만,
갈매기까지 합치면 1만 명은 되리라 싶었다.
울릉도에는 육·해·공군기지와 군청·경찰서·교육청·농,수협·
우체국 등, 군 단위 기관과 중학교 5개, 고등학교 1개교가 있었다.
봉래폭포를 이용한 저동항의 수력발전소와 안용복 울릉도해양과학기지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었다.
첫 날이었다. 오전10시에 포항을 출항한 여객선은 오후 1시 30분에야
울릉도에 도착했다.
배 멀미로 지쳐있던 일행들이었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허기진 배를 달래고자 울릉도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음식점을 찾았다.
홍합 밥에다 더덕무침 삼나물 무침 오징어불고기는 울릉도에서
처음 맛보는 진수성찬이었다.
입맛 까다롭기로 이름난 전주 사람들이었지만, 아무도 불평하는
이가 없었다.
오후에는 피로했던 몸을 풀면서 독도박물관과 독도전망대를 찾았다.
1997년 8월 8일 국내 유일의 영토박물관으로 개관된 독도박물관에는
독도가 우리의 고유영토임을 증명하는 각종자료〔옛날지도, 문서〕가
전시되었고, 자연생태 영상실에는 독도의 식물과 조류, 어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독도전망대 주변 경관은 그야말로 아름다웠다.
케이블카 밑으로는 형형색색 수를 놓은 듯한 풍광은 마치 바다 속의
산호 군락을 연상케 하였다.
독도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도동일대와 선착장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둘째 날이었다.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울릉도 관광길에 나섰다.
관광버스 운전기사는 프로급 가이드였다.
두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에도 울릉도를 알리는데 열심이었다.
도동을 출발해서 흑비둘기 서식지인 사동항과 천연기념물 48호로 지정된
통구미향나무 자생지를 거쳐 사자암. 곰바위. 만물상 등,
나리분지까지 돌아보았다.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였고, 이곳에서 투막 집과
너와집은 처음 접했다.
해안 일주도로에는 터널이 6곳이나 있었고, 8자형 고가도로까지 있어서
지형의 험준함을 말해주었다.
울릉도에는 3무 5다가 있다고 하였다.
3무는 도둑·공해·뱀이 없고, 5다는 향나무·바람·미인·물·돌이
많다고 했다.
다른 것에는 수긍이 했지만 뱀이 없다는 데 의아했다.
운전기사의 말에 따르면 울릉군에서 300마리 뱀을 풀어 놓았는데
지금은 한 마리도 없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울릉도는 화산섬이여서 유황성분이 많고, 향나무 향과
뱀은 상극이어서 살 수 없다고 하였다.
내수전에서 섬목마을까지 4,4km가 미 개설 상태여서, 아쉽게도 해안
일주를 하지 못하고, 출발했던 길을 되돌아와야 했다.
오후 2시30분 민족의 혼, 독도를 향하여 106톤급 삼봉호는 힘차게
물길을 갈랐다.
넘실거리는 검푸른 바다였지만, 파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도동항을 출발한지 2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였다. 누군가가
“아, 독도다!”라고, 환호성을 질렀다.
저 멀리 눈앞에는 꿈에만 그리던 독도가 가물거렸다.
설레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옆자리에 네 댓살 쯤 먹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꼬마야! 독도는 누구네 땅이지?”
하고 물었더니,
“우리나라 땅!”이라고, 야무지게 대답했다.
신통방통하였다.
독도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엄연히 우리나라 땅이다.
남들은 몇 번씩이나 독도를 찾았는데도 사나운 파도에 밀려
접안조차 못했다는데, 우리들은 단 한번으로 접안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독도 첫머리에는
“대한민국 동쪽 땅 끝”
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한줌의 흙이라도 담아오려 했지만, 관광객은
독도에 오르지 못하도록 해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언제 또 오게 될는지 기약이 없어 바위섬에 입맞춤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독도 등허리에는 하얀 들국화가 만발하였고, 갈매기들은
끼룩~ 끼룩~ 소리를 지르며 우리를 반겨 주었다.
그 누가 독도를 가리켜 외로운 섬이라고 했던가!
이제는 흘러간 옛 노래에 불과했다.
독도는 동도와 서도 두형제가 마주보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듯하였고, 물새들의 따뜻한 보금자리였다.
이들 곁에는 수 십 명에 달하는 경비대와 관광객이 함께하여
외롭지 않아보였다.
독도를 뒤로하고 떠나오는 우리들에게 경비대원들은 한 줄로 도열하여,
“독도를 사랑해 주십시오. 또, 오십시오.”
하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마지막 날이었다.
울릉도 해돋이를 보려고 아침 일찍 도동항 산책길에 나섰다.
오징어잡이 나갔던 크고 작은 배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지
도동항 어귀에 멈춰있었다.
흑비둘기들은 아침 햇살을 타고 푸른 바다 위를 여유롭게 비행하였고,
오징어를 손질하는 아낙네들의 바쁜 손놀림에서 새벽 하늘은
열리고 있었다.
일정에 따라 쾌속유람선으로 해상 관광길에 나섰다.
육상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장관이었다.
도동항을 출발하여 저동항까지 해안을 일주하는 동안, 섬 주변에는
동물의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거북바위·사자바위·곰바위·코끼리바위가
자태를 뽐내었고, 여러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만물상, 세 선녀가 바위로
변했다는 삼선바위가 그 옛날의 전설을 말해주었다.
통구미에 있는 향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제48호로 지정되었는데,
수천 년 동안 해풍에 시달리면서도 기암절벽에서 꿋꿋하게
자생하고 있었다.
울릉도는 제일가는 천혜의 해상 관광지였다.
각종 레포츠와 문화축제가 열리고 특산물과 먹을거리가 풍부한 곳이었다.
750여종의 식물이 자생할 정도로 아름다운 울릉도였다.
웅장한 성인봉은 아버지의 위상이었고, 신비로움을 자랑하는 해상의
비경은 어머니 품속이었다.
교통의 요람지 도동항과 경제중심지 저동항의 찬란한 불빛에서
신비의 섬, 울릉도는 서서히 약진하고 있었다.
銀川 임두환
2008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전북문인협회 회원
영호남수필문학협회 회원
행촌수필문학회(현, 편집위원장. 전, 사무국장)
전북수필문학회 회원,
안골은빛수필문학회 회원, 진안문인협회 회원
수필집: (뚝심대장 임장군) 출간
이메일: limjk1206@hanmail.net
휴대전화: 010-3689- 5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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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신비의 섬 울릉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