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04. 20. |
 |
|
 |
|
|
|
|
|
 아버지의 형상 |
|
|
|
 |
|
|
|
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7.01.25. 20:50:36 추천: 42 글쓴이IP: 175.202.95.142 |
|
|
|
진안문학: 이병율 |
|
|
|
|
|
|
|
|
|
|
|
|
|
아버지의 형상
이병율
5월이다.
연두색과 연록의 싱그러움을 만날 수 있는 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 가정의 달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작년 어버이날 아버지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렸었는데
이잰 영원히 달아드릴 수 없는 현실을 실감하며 왠지 허무해지며
아버지의 형상이 떠오른다.
어버이날 의례적으로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드리던 단순한 일상이
아버지가 없는 이 시간적 공간이 허무하게 찾아올 줄 상상도 하지
않았기에 감정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지난 세월 아버지와 나는 그리 사이가 좋은 관계는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보아도 관심 있게 보지는 않았다.
에너지가 넘치고 낙천적이며 고집 세고 본인만 생각하고 인색하시던
아버지를 이해하고 마음이 열린 것은 10여 년 전 계단에서 넘어져 허리에
골절상을 당해 수술해야 하지만 연세가 있어 수술을 못해
진통제로 고통을 견디며 생활다보니 허리가 구부정하게 휘어지고
활동에 제약을 받아 전동차에 의지하면서 생활하시던 아버지,
병원을 가든 일상의 생활들을 혼자선 할 수 없어 나에게 의지해야하는
힘없고 나약한 모습이 안타깝고 애처로워 짠한 마음으로 연민이 찾아와
지난날의 미움보다 아버지이기 때문에 마음이 더 아파 왔다.
누구나 다 나이 먹으며 살아 가야하고 힘없고 초라한 노인이 되면
누구엔가 의지하며 살아야하는 게 인생이며 삶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작년 10월에 작고하신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고 앨범에 있는
사진을 스캐너 작업하면서 오래된 빛바랜 흑백사진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게 되었다.
스캐너 작업으로 컴퓨터에 저장된 아버지의 사진을 다시 꺼내 보면서
사진 따라 1950년대에서부터 60년이 넘는 2000년대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가족관계의 개인적 자취를 추적하고
시대를 만날 수 있었다.
사진에서 발견된 아버지와 어머니 지금 보아도 아버지는 참 잘생겼고,
15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위트가 있고 생활력이 강하며 친화력이
있었던 어머니는 여자를 좋아하고 미남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마음 상해
괴로워했던 모습이 떠오르며 그때 우울해지고 화나던 기억들이
조각조각 모아지며 그 시절을 유영한다.
잘생긴 덕인지 성격인지 몰라도 남에게 아쉬운 부탁 잘 못하고
깔끔하게 그리고 패션 감각이 있어 멋을 품기며 기품을 잃지 않고
살아온 아버지를 유추할 수 있었고, 격동의 1950년대에서 1960년대와
1970년대 아버지 세대의 삶을 미시적 관점에서 가족관계와
지나온 세월을 재구성할 개인적 사회적 의미가 사진에 담겨 있으며
40여 년 전 내 가족의 모습에서도 시대를 살아온 모습이 소소하게
그림으로 다가온다.
한국전쟁 후 가난하고 황량했던 시대로만 기억하고 있던 1950년대
아버지가 경찰로 근무할 때 사진에서 살아온 삶의 훈훈함의
온기를 느끼며 그 실체에 다가가게 한다.
부모님이 살아온 무대가 주로 진안읍 중심이었으며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이미 돌아가셨지만 내 기억에도 뚜렷한
어른들의 모습이 살아 남아있고 사진에 등장한 주변 풍경과 옷차림에서
그때를 기억하며 새로운 인식으로 사진 속의 여정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1950년대 꼬맹이 소년은 일 저지르고 어머니에게 혼나 피난처로
아버지 방에서 잠자다 들켜 혼나던 기억들 60대 아들의 미래가
걱정이 되는지 손녀들 소식을 묻고 너는 욕심이 없다며 아버지가
절약하는 건너를 위해서라며 절약하며 잘 살아야 한다, 말을 건낸다.
1919년 태어나 일제 강점기에 20대를 보내고 해방 후 경찰로
여순반란사건에 투입되었고 6.25전쟁 시 적의 추적을 피해 묘속에
피신 생사의 고비를 넘기셨던 이야기 혼란스런 이승만 정부 때까지
경찰을 하다 그만두고 상업에 종사하시던 아버지가 있어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생활할 수 있었는데 60 넘은 아들을 걱정하는
90 노인을 보면서 나는 울컥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
물자가 부족하고 어려웠던 시절 이 땅의 부모님들은 그렇게 자기를
돌보지 않고 희생하면서 살아온 삶을 생활로 보여주었던 아버지들이였다.
숨가쁜 격변의 현대사에서 다수의 평범한 아버지들은 자신을 희생하며
참고 버티며 살아왔던 모습이 빛 바랜 사진에서도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들의 어버이란 누구인가? 어버이의 살아온 과정에서의 인간적인
고뇌는 그리고 좋아하는 취미는 무엇이었는가?
생각해보니 부모에 대하여 제대로 아는 게 없다. 살아 계실 때도
그랬지만 꼭 필요한 말만하고 일상에서 의사소통이 없었다.
소통은 언어로 전달하는데 말이 별로 없었다.
그러니 가족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단절이 우리사회의 어버이들의 현재이다.
그래도 충효사상이 지배해왔던 문화가 있어 개인적 차원에서 어
버이를 기리고 효를 하는 문화는 있지만 신자본주의가 사회의 병패였던
학력사회도 무너뜨리며 헬조선이라는 언어가 등장하고 금수저
흙수저가 사회적 성공의 기본이 되는 불평등의 사회가 확산되는
현실에서 다가오는 미래가 바람직한 사회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들의 부모님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문제로 제도적으로 접근하는 해법을 모색하는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
|
|
|
|
|
|
|
|
|
|
| 전체글 목록 |
2024. 04. 20. 전체글: 2490 방문수: 1147446 |
|
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