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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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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골짝의 새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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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5.01.29. 20:01:13 추천: 169 글쓴이IP: 175.202.95.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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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문학: 이종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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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짝의 새벽
이종천
새벽은 시리도록 달도 별도 보이지 않는다
골짜기마다 크나큰 입을 벌리고 있다
골짜기 위에서
산은 길게 다리를 쭉 뻗고 누워 있다
짖은 어둠 묵직한 무게로 짓누른다
바람은 신음하는 듯 낮은 소리로 소근거린다
그는 산골짜기를 향해 연인같이 달콤한 이야기를 한다
못생기고 우직스런 마음씨 좋은 키다리 아저씨하며
산아래 마을 이웃집 소녀 이야기
그리고 크게 웃기도 하며 살며시 만져주기도 하며
폴모리 악단의 주문 같은 음향도 들려준다
또는 구르몽의 낙엽이 매력이기 때문에 한 무리의 군중들
크게 산을 거슬러 춤추며 드높게 거슬러 올라가 환호 한다
고요한 모습을 하고
평화로운 골짜기에서 안개에 젖은 숲길을 걷고 싶어진다
내 마음 바람보다 안개보다 더 물결치고 있다
발걸음 때어놓을 때마다
놀란 낙엽들 부스럭거리며 부산을 떤다
달그락거리는 조약돌들 신음 소리가 들린다
희미하나 실 날 같은 불빛 새어나오는 오두막
노란색 점퍼에 몸 의지하고 바람을 가르며 아주 느린 걸음으로
오두막에다가 간다
새어 나오는 은근한 불빛 춤춘다
발길 끌어당기듯 너울진 아궁이
비릿한 풋보리 내음, 엄니 젖가슴 가린 적삼 자락이다
흥얼거리는 노랫가락 따라서
숨 멎을 것 같은 적막, 숨 가쁜 고요
나그네 지나가는 소리, 놀라 불씨라도 꺼질까
고요의 적막 깨트릴까
바람도 숨죽여 지나간다
이슬도 소리 없이 내려앉는다
안개도 멈춰 듣고 있다
그 어느 음향의 소리보다
나이팅게일의 노래 소리보다 더 아름다운 소리다
여자는 새벽을 깨우고 있다
소리 없이 일어서는 산, 그들을 보고 깨어나라고 한다
산새들이 시샘을 하는 듯 노래를 한다
엎드려 있는 산골짝
하늘은 비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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