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도 등대는 백살을 먹었어도
밝은 눈으로 여수 앞 바다를 지금껏 밝혀 왔다
등대는 밤이 어두울수록 눈이 밝아져
백리 밖의 뱃고동소리도 끌어당길 줄 안다
등대의 눈빛은 뱃길이 되어 남해에서 물질하던 어부도
만선의 깃발도
여수 앞 바다로 끌어당겨 놓는다
선창가는 온통 남해에서 올라온 비린내로 넘치고
사람들 발길도 종종거린다
바다에서 갓 올라온 싱싱한 비린내는
101열차의 새벽바람에 실려서
전주, 서울 등 온 세상으로 번져 간다
내가 잘 아는 시골 여인은 비린내가 넘쳐나는
함지박을 목이 휘어지게 이고
‘생선이요’를 외치고 다녔다
그러는 동안 늙은 함지박은 글 쓰는 교수도 만들고
약사 간호사 회계사도 만들었다
바다는 평등과 화합을 사랑하는 세상의 어머니다
바다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민심도 잡을 수 있다
사람들 가슴마다 등대 하나씩 켜 놓고 살면
노적봉도 쌓고 세상의 길도 참 환하겠다.
오동도 등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