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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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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이 올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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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용호 날짜: 2019.08.15. 11:49:48 추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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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문태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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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올 때
문태준
내가 들어서는 여기는
옛 석굴의 내부 같아요
나는 희미해져요
나는 사라져요
나는 풀벌레 무리 속에
나는 모래알, 잎새
나는 이제 구름, 애가 빗방울
산 그림자가 물가의 물처럼 움직여요
나무의 한 가지 한 가지에 새들이 앉아 있어요
새들은 나뭇가지를 서로 바꿔가며 날아 앉아요
새들이 날아가도록 허공은 왼쪽을 크게 비워놓았어요
모두가
흐르는 물의 일부가 된 것처럼
서쪽 하늘로 가는 돛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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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