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시인들의 시에
자주 불려 나가는
자작나무라든가
굴참나무나 오리나무 그리고 또, 또.
뭐 그런 나무들 축에도 못 끼는
그래서 이름 붙여주지 않는 나무를
잡목이라 하자.
그런 잡목들이 있어서
그런 잡목들 틈에 끼어 있어서
그들의 이름을 잘 나가는 시인들이
불러냈는지 아는가 모르겠다.
조금 슬프기는 해도
잡목에도 분명 이름이 있다는 것
이름이 있는데도
사람들이 싸잡아 잡목이라 부르고 있으니
조금 서럽기는 해도
잡목들은 아무 변명 없이
잘 나가는 시인들이 자주 데려가는
데려다 자주 쓰는 나무들을 원망하거나
그들을 미워하지도 탓하지도 않고
품어 안는 줄 아는지 모르겠다.
그냥 잡목이라서
편한 잡목이라서
부담 없는 잡목이어서 좋은
함께 숲을 만들어서 더 좋은 줄
아는지 모르겠다.
암호 
잡목
